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선출직 비상임 이사국인 한국이 9월 한 달 간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는다. 한국은 의장국 수임 기간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인공지능(AI)에 관한 고위급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해서 이 회의를 직접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다음 달 2일 안보리 의사일정 채택 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안보리 의장국 임무를 공식 개시한다. 안보리는 국제평화 및 안보 유지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유엔의 핵심기구로, 15개 이사국이 국가명 알파벳 순서대로 한 달씩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다.
한국은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선출직 이사국으로 활동 중이며, 의장국을 맡는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1991년 유엔 가입 후 한국의 안보리 의장국 수행은 1997년 5월, 2013년 2월, 2014년 5월, 2024년 6월에 이어 총 다섯 번째다.
의장국은 관례에 따라 안보리 공식 의제와 별도로 자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와 관련한 대표 행사(시그니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다. 안보리 활동을 연구하는 싱크탱크인 ‘안보리 리포트’(SCR)는 9월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의제 하에 AI 관련 고위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며, 이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이 회의를 직접 주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해 업계 및 학계 대표 2명이 발제자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보리 이사국들은 9월 중 아랍국가연맹(LAS)과 고위급 비공식 회의를 하는데, 이 회의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주재할 예정이라고 SCR은 전했다. 현재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가 공석이어서 신임 대사 임명 전까지 김상진 대사 대리가 그 밖의 주요 안보리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설자로 나선다. 1기 행정부 때도 해마다 유엔 총회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3일 이번 임기 첫 유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약 한 달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