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우크라 군과 러시아 경제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 싸움"
젤렌스키 "러와 거래하는 나라에 관세 부과 옳은 생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와의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해 유럽이 미국과 더불어 경제적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는 나라들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해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키는 방안을 열어두고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유럽 파트너들이 우리를 따라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금은 우크라이나 군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와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시간 싸움"이라며, "만약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가 제재를 가하고,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는 나라들에 2차 관세를 부과한다면 러시아 경제는 완전히 붕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러시아 석유를 계속 구매한다는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특정 국가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가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키이우의 한 정부 건물이 불타는 등 피해가 발생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ABC 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러시아와 계속 거래하는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옳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여전히 러시아 석유를 사들이는 유럽 국가들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파트너들에게 매우 감사하지만, 그중 일부는 여전히 석유와 러시아 가스를 사고 있으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계속 거래하는 나라들에 관세를 부과하자는 생각, 이것이 옳은 생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중 처음으로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지 불과 몇 주 뒤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전쟁 종식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후 휴전 혹은 종전 협상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