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싸워” 백악관 내줬다, 트럼프 홀린 ‘UFC 백사장’

2025-10-30

트럼프 2.0, 파워맨 47인

2024년 미국 대선의 승자가 확정된 11월 6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는 마러라고 리조트에 설치된 축하 무대에 섰다. 박수와 함께 등장한 트럼프 당선인과 가족 옆으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가족, 그리고 대선 승리에 기여한 소수의 핵심 참모들이 자리했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데이나 화이트(56) UFC 최고경영자(CEO)가 그 자리에 있었다.

화이트는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 아들 배런, 장인 빅터 크나브스 다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직계 가족‘급’인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대에 오른 사람은 30여 명이었으나 트럼프는 약 25분의 수락 연설 중에 단 3명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그리고 화이트 CEO였다.

떨리는 손, 감격에 잠긴 목소리로 화이트가 외쳤다. 트럼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이트는 트럼프가 대선에 도전한 2016년, 2020년, 2024년 세 번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모두 무대에 올라 열정적인 지지 연설을 했다. 대선 승리 무대에도 오를 만큼 트럼프가 인정하는 일등공신이다.

트럼프 2기에 공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초기 일부 보도와 달리 화이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트럼프가 자주 UFC 경기장을 찾고, 두 사람이 저녁 식사와 전화 통화를 수시로 하는 게 알려지면서 화이트는 트럼프 2기에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인사로 꼽힌다.

발 빠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올해 1월 6일 화이트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메타 이사회 멤버 13명 중 눈에 띄는 테크 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은 화이트가 거의 유일하다.

화이트는 종합격투기(MMA) 기업 UFC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키운 인물이다. 흙수저로 태어나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망해가던 UFC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봤다. 금수저 친구로부터 자금을 끌어와 함께 UFC를 인수했고, 오랜 노력 끝에 성공을 거뒀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쇠창살로 만든 우리 같은 옥타곤 링에서 인정사정없이 싸우는 종합격투기가 처음부터 폭넓은 대중에게 스포츠로 받아들여진 건 아니었다. 초창기 어려움을 겪을 때 화이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트럼프다. 25년 인연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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