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고율관세, 농가 타격
중국과 ‘5년간 수출’ 계약

중국이 미국의 50% 고율관세 직격탄을 맞은 브라질 커피 원두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품 수입 확대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4일(현지시간) 엑스에 “우리는 브라질 커피 수출업체 183곳에 대한 거래를 승인했다”며 “지난달 30일 발효한 이번 조처는 5년간 유효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연간 수출 면허 승인은 20~30건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브라질산 커피 수입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브라질을 지원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되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정부가 “마녀사냥”을 한다고 비난하며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브라질 커피 농업은 관세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브라질이 세계 커피 원두 시장 1위를 유지하는 데는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으로 알려진 미국과의 안정적인 거래가 큰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당국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브라질산 커피 원두 약 814만포대(1포대 60㎏)를 수입했다. 하지만 중국은 94만포대를 구매하는 데 그쳤다. 한국(105만포대)보다도 수입량이 적다.
중국 커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는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커피 산업 규모가 6240억위안(약 121조원)에 달했으며 올해 1조위안(약 19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은 엑스에서 “중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1년에 16잔으로 세계 평균 240잔에 비해 낮지만 점차 일상생활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두, 항저우 등 첨단기술 산업의 중심지에 사는 젊은층이 커피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커피를 배달시켜 먹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정착됐다.
다만 중국 수출 시 무관세를 적용받는 아프리카산 커피도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어 브라질의 대중 커피 수출량은 수십만포대 추가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브라질 참깨 유통기업 30곳의 대중국 수출도 추가로 허가했다. 아울러 남아공과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이날 수출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미국을 대체할 시장 중 하나로 중국을 거론했다. 미국이 남아공에 부과한 관세율은 3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