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찢어뿌라”…단일화 파장에도 보수 심장 대구는 '김문수로 박동'

2025-05-12

단일화 내홍에 기호 없는 무지 재킷 입고 선거운동 시작

‘반쪽’ 선대위에 어설픈 유세에도 TK ‘반명 연대’로 결집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보수의 심장 대구가 12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내며 대선 승리를 향해 박동했다. 특히 대구 시민들은 단일화 잡음을 뒤로하고 김 후보에게 “찢어뿌라(찢어 버려라)”고 승리를 주문하며 조건 없는 응원을 보냈다.

김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국가를 가난하게 하고, 국민을 억압하는게 진보냐,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말한 것에 화답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첫 선거 유세를 펼치며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1강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추격전에 나섰다.

단일화 잡음 속 어설픈 출발에도 대구, 김문수 끌어안아

김 후보는 이날 오전 5시 붉은색 무지 재킷과 청바지 차림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민생 현장을 점검하며 공식 대선 일정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 파동을 겪은 탓에 후보 기호와 이름이 적힌 옷을 마련하지 못해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김 후보는 첫 선거 유세가 시작되는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김 후보가 뒤늦게 추격전에 나섰음에도 출발은 여전히 엉성했다.

현장 선거운동원들과 김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김 후보와 달리 후보 이름이 전면에 적혀있지 않은 복장을 착용하는 등 내홍의 여파는 복장에서부터 고스란히 나타났다.

또 선거유세는 물론 선거대책위원회도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펼쳤던 한 전 국무총리부터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당대표 등은 이날 모두 김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외면했다.

따라서 김 후보의 선대위는 이들의 참여와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사실상 ‘반쪽’으로 꾸려져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그러나 김 후보가 이날 오후 5시경 서문시장에서 첫 선거 유세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일부 회복될 수 있었다.

서문시장에는 김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와 응원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대구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운집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도착하자 “대통령 김문수”, “김문수 대구를 버리지 마라 대구는 김문수를 버리지 않는다”, “이재명을 타도하라 김문수는 정직하다”를 외치며 김 후보를 연호했다.

특히 이들은 김 후보가 연단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저는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다. 여러분 아시는 것처럼 어떤 한 사람은 검사도 사칭하고 총각이라고 사칭하고 거짓말의 도사다. 대통령을 거짓말하는 사람을 뽑아서 되겠나”고 지적하자 이에 맞춰 “그래 김문수가 찢어뿌라(찢어 버려라)”면서 크게 호응했다.

더불어 이들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며 “김문수는 정직하다 청렴한 김문수가 해보자”라며 김 후보에게 강한 지지를 보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대구 시민과 서문시장 상인은 단일화 잡음에도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50대 여성 최 모씨는 미디어펜과 만남에서 “대구에서는 한 전 총리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 전 총리가 ‘무임승차’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권영세, 권성동 의원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민심은 김 후보로 돌아섰다”며 “정정당당하고 청렴한 후보만이 이재명에게 맞설 수 있다”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또 60대 남성 이 모씨는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에게 크게 실망했다. 아직 김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지만, 이재명이 당선되어선 안 되기 때문에 그를 지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집토끼는 뭉쳤지만…보수 단일대오와 ‘쇄신’은 숙제

이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덕에 김 후보는 내홍의 여파를 빠르게 수습하고 반사이익도 얻게 됐다.

다만 한 전 총리, 홍 전 시장, 한 전 대표 등과 통합을 이루지 못해 ‘반명 빅텐트’ 전 단일대오부터 구축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더불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그늘을 벗어나기 위한 쇄신도 숙제로 여겨진다.

당장 홍 전 시장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은 오는 13일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이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대오 이탈을 예고한 상황이다.

또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경우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반윤’의 수장으로 꼽히는 한 전 대표는 김 후보에게 쇄신을 주문하면서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거부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 속 김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당 쇄신에 엇박자를 보였다. 김 후보는 앞서 김용태 의원에게 쇄신의 키를 맡기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김 후보와 김 의원은 이날 해병대 고 채상병 사건부터 쇄신에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김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최형섭 과학기술처장관, 한필수 한국원자력 연구소장, 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고 한준호 준위 묘역을 참배하고 ‘호국’과 ‘보훈’을 강조하면서도 채상병의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홀로 채상병 묘역을 참배하고 “수사 외압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쇄신’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김 후보가 서문시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자 “저는 처음부터 계엄에 찬성하지 않았다. 저를 (국무회의에) 부르지도 않았지만 불러서 갔더라도 그것은 잘못됐다. 계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을 것이다”며 비상계엄을 비판함에 따라 ‘쇄신’의 불씨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한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더해 남은 선거기간 동안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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