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화학 구조조정 속도내나···자회사 팜한농도 태국법인 청산

2025-08-13

LG화학의 농업 전문 자회사 팜한농이 올해 2월 태국법인을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3월 태국 치앙마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지 약 6년 만이다. 팜한농은 종자 사업에서 해외 거점을 축소하고 내수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태국 법인 6년 만에 최종 청산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팜한농은 2019년부터 약 6년간 운영해온 태국법인을 지난 2월 최종 청산했다. 지난해 7월 말 해산을 결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청산은 매각 형태가 아닌 완전 철수 형태로 진행됐다.

팜한농의 태국법인은 지난 2019년 3월 태국 치앙마이에 개소했다. 태국법인은 8만6000평방미터(㎡) 부지 위에 노지 및 시설하우스 등 연구농장과 육묘장, 연구동 등으로 운영돼 왔다. 당시 팜한농은 태국법인을 통해 종자 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동남아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철수는 팜한농의 종자 사업 전략 재편에 따른 조치다. 팜한농은 현재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종자 등 3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거점 대부분은 작물보호제 중심으로 꾸려져 있다.

반면, 태국 법인은 판매보다 열대·아열대 품종 개발을 위한 육종 연구 기능에 초점을 맞춘 종자 사업 거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종자 부문에서 해외 확장보다 내수 시장 부진 만회가 우선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투자 대비 성과가 더딘 태국 법인을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팜한농은 2분기 매출 2424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지만, 원료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9% 급감했다. 2분기는 종자 부문 성장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작물보호제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팜한농의 해외 거점은 기존 6곳에서 5곳으로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브라질, 동남아 3곳(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이다. 국내에서는 본사 1곳을 비롯해 연구소 2곳, 공장 5곳, 13개의 지역 영업팀이 운영되고 있다.

팜한농 관계자는 "태국 법인은 시장 진출보다는 육종 연구 기능에 초점을 맞췄는데, 최근 종자 사업 전략이 해외 확장보다 국내 내수 기반 강화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수 부진 만회가 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해외 종자 연구 거점인 태국 법인을 철수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나선 LG화학···매각 작업 속도

업계에서는 이번 태국 법인 철수가 모회사 LG화학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연결된 것 아니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단 팜한농 측은 이번 법인 철수가 LG화학의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팜한농 관계자는 이번 철수에 대해 "(팜한농의)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태국 법인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해당 법인을 철수한다고 해서 LG화학에 큰 이점이 되는 부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중국의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기조가 자회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이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업황에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된 만큼, 팜한농 역시 수익성이 낮은 해외 거점을 우선적으로 철수한 것이란 기조가 지배적이다.

실제 LG화학은 올해 총 2건의 매각 작업을 통해 약 1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워터솔루션(수처리필터) 사업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했고, 8월에는 에스테틱 사업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들 매각 금액은 각각 1조4000억원, 2000억원이다.

일부 생산설비도 철거하기로 했다. 이번 철거 대상은 김천공장 전체와 나주공장 스타이렌 아크릴레이트 라텍스(SAL) 설비다. 김천공장은 9만 톤(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고흡수성수지를 생산해왔지만, 설비 노후화와 경쟁 심화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여수 공장으로 생산을 통합하기로 했다. 여기에 2만 톤 규모의 나주공장 SAL 설비도 노후화에 따라 대산 공장으로 이전한다. 대산 공장은 하반기 시운전 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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