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쉬고음식 삼키기 어려운 증상 오래가면 머리·목 종양일 수도

2025-06-19

감기와 헷갈리는 두경부암

목이 쉬고,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2주 넘게 이어지면 가볍게 넘길 때가 아니다. 이런 증상이 머리와 목 부위에서 생기는 ‘두경부암’의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두경부암은 눈과 뇌를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말하고 숨 쉬고 음식을 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입, 코, 인두, 후두, 혀, 침샘, 갑상샘 등이 모두 두경부암의 발생 부위다.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남인철 교수는 “두경부는 신체 기능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생명 활동과 연결된 부위이기 때문에 암이 발생하면 삶의 질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크다”고 했다.

문제는 이 암이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5년 생존율은 60% 안팎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진단 당시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증상이 애매하게 나타나 감기나 염증 정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두경부암의 주요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다. 구강암은 입안에 통증이나 궤양이 생기고 후두암은 목소리가 쉬거나 쉰 목소리가 계속되는 게 특징이다. 하인두암은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지며 비인두암은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코피·코막힘이 반복된다. 침샘에 생긴 암은 턱밑이나 귀 주변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경우에 따라 얼굴 마비나 통증을 동반한다.

위험 요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과 음주다. 특히 흡연은 두경부암의 발생 위험을 최대 15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주는 후두암과 하인두암 발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두 요소가 결합할 경우 위험도는 더 커진다. 젊은 층에서 증가하고 있는 구인두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HPV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두경부암과도 관련이 있어 예방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진단은 내시경을 비롯해 CT, MRI 등 영상검사로 이뤄진다. 전이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할 때는 PET-CT 검사를 활용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기가 진행된 경우에는 항암 치료를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정밀 로봇 수술이 도입돼 암 조직만 정확히 제거하면서도 정상 조직은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법이 시도된다.

남인철 교수는 “두경부는 구조가 복잡하고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밀집한 부위인 만큼 수술 시 정밀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평소와 다른 목소리 변화, 입안 통증, 삼킴 곤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나 암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금연·절주 같은 생활습관 개선, HPV 예방접종은 두경부암의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이런 증상,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 가야

·목소리가 쉬거나 탁해졌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이 든다.

·입안, 턱, 귀 뒤에 혹이나 통증이 있다.

·얼굴 한쪽이 저리거나 마비된 느낌이 든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