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부르는 치맥의 계절… 괜찮다고 약 끊으면 큰코 다친다 [헬시타임]

2025-06-18

여름은 통풍의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시원한 음료수와 맥주 등이 통풍 위험을 높이는 시기다. 특히 무더운 여름 저녁의 인기 메뉴 ‘치맥(치킨과 맥주)’은 통풍 발작을 일으키기 아주 좋은 조합이다. 통풍의 원인과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 습관을 알아본다.

◇요산 쌓여 발생하는 통풍…발가락 붓고 찌르는 듯한 통증=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은 특정 음식이나 약의 퓨린(세포 구성 물질인 핵산의 일종)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보통 콩팥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몸에서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콩팥의 배출 능력이 떨어지면 혈액 중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이 된다. 이때 요산은 피를 타고 관절로 이동해 관절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통풍이라고 한다.

통풍은 보통 한쪽 엄지 발가락의 격렬하고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시작된다. 증상 부위 피부는 붉어지고 따뜻해진다. 이후에는 엄지 발가락 외에 발목, 발등, 손가락 등 점점 많은 관절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보통 7~10일 이내에 지나가고 무증상이 이어지지만 약 60%는 1년 내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풍 발작의 빈도 및 강도가 점점 높아질 수 있다.

퓨린이 많은 음식은 술, 내장, 액상과당, 고기, 등푸른 생선 등이다. 특히 여름은 통풍 발병률이 높아진다. 폭염으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빠져나간 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가 생기거나 몸이 건조해지면서 체내 요산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마시는 음료수는 요산을 증가시켜 더욱 위험하다. 한여름의 인기 메뉴 치맥은 통풍에 치명적이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퓨린 함량이 높고 맥주는 효모에 포함된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은 주류다.

◇여름이면 증가하는 통풍 환자…매년 더 늘어나는 이유는=실제 매년 6~8월이면 통풍 환자가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1만 1973명이었던 통풍 환자 수는 6월에 12만 5286명, 7월에 13만 5937명으로 증가한 뒤 9월에는 12만 4929명으로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통풍 환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심평원에 따르면 연간 통풍 진료비는 2019년 약 573억 원에서 2023년 706억 원으로 4년 새 23.2%나 늘어났다. 과거에는 40~50대 환자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젊은 세대의 식습관 변화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잦은 음주, 배달음식, 가공식품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는 늘고 장시간 앉아서 하루를 보내는 등 신체 활동은 부족하다. 특히 비만이 되면 혈액 내 올라간 요산 수치 배출이 낮아져 농도 수치가 더욱 올라가 통풍을 일으킬 수 있다. 비만 환자를 포함해 신기능저하환자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에게는 통풍 발생의 위험이 2~4배 높다. 운동 시 섭취하는 단백질 보조제나 닭가슴살 등 육식성 식단도 요산 수치를 높여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단백질로만 식단을 지속하며 요산 수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지나친 운동을 하면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사라져도 치료 중단은 금물… 꾸준한 약물 치료와 관리를=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은 첫 급성 통풍 발작이 일어난 뒤 아무 증상이 없는 시기에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한다. 문제는 이를 방치했을 때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장시간 쌓인 요산 결정이 통풍 결절을 만들어 밖으로 튀어나오면 신발을 신는 것조차 불편해질 수 있다.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면 요산은 온몸의 혈관과 콩팥에도 쌓여 만성 콩팥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한다. 만성 결절성 통풍 환자의 사망률은 정상인 대비 3배에 달한다.

통풍 치료를 위해서는 요산의 형성을 억제하거나 소변으로 많이 내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물의 선택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요산의 양, 신장 기능, 피하 결절 유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처방을 따라야 한다. 급성 통풍 발작 시 염증을 억제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수치를 낮추는 요산 저하제가 주로 쓰인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소변의 양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풍 진단을 받았다면 가급적 금주를 하고 특히 퓨린 농도가 높은 맥주는 피해야 한다. 고정희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알코올 섭취는 요산과 젖산을 증가시켜 신장으로의 요산 배출을 떨어뜨리고 탈수작용을 일으켜 통풍 위험을 높인다”며 “음식 중에서는 퓨린 함량이 높은 육류의 내장류를 피하고 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 등 육류와 정어리·조개류 등의 해산물 섭취를 줄이는 한편 과당 분해 과정에서 퓨린을 생성하는 청량음료와 과자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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