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기예보는 능숙하지만 기상이변 예측에는 한계 보여

2025-05-23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최근 인공지능(AI)이 단기 일기예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기상이변에 대해서는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카고대학교를 중심으로 뉴욕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와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5월 21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신경망 기반 날씨 예측 모델이 훈련 데이터의 범위를 벗어나는 이례적 기상 현상, 예를 들어 2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홍수나 사상 유례없는 폭염, 초강력 허리케인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시카고대 지구물리학과 페드람 하산자데 부교수는 “AI 기반 기상 모델은 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 중 하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마법 같은 존재는 아니다”라며 “현재까지는 모델이 보유한 과거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미래의 전례 없는 기후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모델의 한계를 실험하기 위해 수십 년간의 기상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카테고리 2보다 강한 허리케인 사례는 제거한 상태로 신경망을 훈련시켰다. 이후 카테고리 5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기 조건을 입력했지만, 모델은 이를 카테고리 2 수준으로 과소평가했다. 이는 기상 예보에서 매우 위험한 ‘거짓 음성(false negative)’에 해당한다.

공동 저자인 시카고대 용창 선 연구과학자는 “모델은 강한 폭풍이 오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채지만, 그 세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는 실제 피해 규모와 대비 수준 사이에 큰 간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망 모델이 전통적인 기상 모델과 다른 점은 물리학 기반의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존 모델은 대기 역학, 제트기류 등 실제 자연 법칙을 반영해 설계된 반면, AI는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진은 해결책도 제시했다. 하산자데 교수는 “AI 모델이 물리학을 함께 학습한다면 ‘회색 백조(Grey Swan)’라 불리는 극단적이지만 가능성 있는 이변을 예측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능동학습(active learning)처럼 AI가 기존 기상 모델을 통해 극단 사례를 더 많이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뉴욕대학교 조나단 위어 교수는 “단순히 데이터를 더 많이 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어떤 데이터를 생성하고 학습시킬 것인지, AI 자체가 이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