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못해본 것들, 한국에서 다 하네요.”
‘추추트레인’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겸 육성총괄, 이하 보좌역)이 미소를 지었다. 14일 은퇴식을 치른다. 추 보좌역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34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당초 지난 시즌 막판 은퇴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추 보좌역이 고사했다. 팀이 포스트시즌(PS)을 향한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 보좌역은 “사실 SSG에선 4년밖에 안 뛰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수많은 은퇴식을 봤을 터. 하지만 자신의 은퇴식은 또 다른 느낌일 듯하다. 추 보좌역은 “야구를 좋아하고 또 사랑했다. 평생 할 줄 알았다”고 운을 뗀 뒤 “재작년쯤인가. (친구) (이)대호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곧 저런 장면이 오겠구나’ 생각했다. 이후로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장되거나 아쉬운 마음보다는, 행복하다. 모든 선수들이 이렇게 박수 받고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간의 한을 푸는 무대이기도 했다. 추 보좌역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마지막을 팬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2020시즌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추 보좌역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1번 및 지명타자로 나서 한 타석 소화했다. 당시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체제였다. 아내 하원미씨와 자녀 3명만이 지켜보고 있었다. 추 보좌역은 “(미국에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못했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면서 “한국에서의 은퇴식은 생각도 못했다. 미국에서 못했던 것을 한국에서 한다”고 밝혔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 만큼 더 이상의 미련은 없다. 이날 특별엔트리로 경기에 나설 수도 있었지만 추 보좌역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욕심 없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으로 건너갔다. 2005년 처음 MLB 무대를 밟았다. 2020년까지 통산 1652경기서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등을 올렸다. 출전 경기 수에서부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2021년부턴 SSG에 합류했다. 4시즌 동안 439경기서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을 기록했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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