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지역 선 유치원생도 ‘총기 안전 교육’ ···“총기 규제 대신 책임 아이들에게 돌려”

2025-09-03

잦은 총격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기 관련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이 총기 규제 등 근본적인 해결 대신 학생 교육을 내세우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테네시주 내 공립학교와 주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차터 스쿨은 올해부터 총기 안전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테네시주 정부가 지난해 학내 총기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른 것이다. 제정된 법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의 학생들은 안전한 총기와 관련한 보관법, 부상 예방법, 학내 안전 등의 교육을 듣게 된다.

테네시주가 미 전역에서 최초로 법안을 통과시킨 후 유타주와 아칸소주도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테네시주가 발표한 지침은 모든 학년의 학생이 ‘총기’ ‘안전’ ‘책임감’ 등의 단어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교육 목표를 정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교육을 받은 후 장난감 총과 실제 총기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학교에 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배우고, 6학년부터 12학년은 집에서 탄약과 총기를 올바르게 보관하는 방법 등에 관해서 배우게 된다.

다만 테네시주의 지침에는 이 교육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누가 교육을 담당하는지 등은 명시되지 않았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총기는 미국 아동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다. 1999년 이후 미국에서는 39만7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총기 관련 사고를 경험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학내 총격 사고가 벌어져 총기 규제와 관련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가톨릭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테네시주는 특히 총기 관련 사고가 잦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CDC에 따르면 테네시주는 2023년 미 전역에서 6번째로 높은 총기 사망률을 기록한 지역이다. 지난 1월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총격 사건이 벌어져 범인을 포함한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기도 했다. 2023년에는 내슈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범인 포함 7명이 사망했다.

여러 사건들로 총기 규제에 관한 여론이 거세졌으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테네시주에서는 총기 소지와 관련한 규제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정치권이 총기 안전 교육 의무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총기 안전 단체 ‘엄마들은 행동을 요구한다’ 소속 린다 맥페이든 케첨은 “테네시의 새 법은 오랫동안 지속하여 온 총기 폭력 문제 해결을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 법을 통과시킨 후 정치인들이 안주하며 실질적 도움이 될 문제는 다루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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