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5000명 자르고 AI 직원 1만 개 채용"…AI 때문에 '업계 1위'도 망할 판?

2025-08-06

"AI is Coming for the Consultants. Inside McKinsey, 'This Is Existential'.(컨설턴트에게 AI가 찾아옵니다. 맥킨지 내부는 이를 '실체적'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가 최근 전체 인력의 10%가량인 5000명 규모의 직원을 해고함과 동시에 약 1만 2000개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나섰다. 흩어진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전략을 제시하는 전통적인 인간 컨설턴트의 핵심 업무가 곧 AI에게 대체될 '실체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2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AI가 정보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몇 초 만에 매끄러운 파워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컨설팅 업계에서 가장 큰 명성을 지닌 맥킨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매체는 "인공지능은 맥킨지 내부 고액 연봉 컨설턴트가 수행하는 기존 업무를 점점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종종 몇 분 안에 처리를 하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현실로 회사는 사업 재편성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고 썼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의 큰 물결이 '컨설팅'이라는 업종 자체의 생존을 좌우할 거대한 변곡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킨지 소속 글로벌 매니징 파트너 밥 스턴펠스는 "매킨지 이사회 회의 때마다 AI가 화두가 되며, 이는 맥킨지가 고객과 협력하는 방식, 고용 방식 심지어 어떤 프로젝트를 맡는지까지 모두 변화시키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회사는 해고 및 감원을 통해 2023년 약 4만 5000명이던 직원 수를 4만 명으로 줄였고 이후 약 1만 2000개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스턴펠스는 "머지않은 미래에 맥킨지가 고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AI 에이언트가 한 명씩 제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킨지에 도입된 AI 에이전트들은 가령 고객을 위한 인터뷰 및 연구 문서를 요약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이미 발휘하고 있다. 스턴펠스에 따르면 내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AI는 '맥킨지 보이스 톤'으로, 날카롭고 간결하며 명확하게 설명하는 고전적인 '맥킨지 톤'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인기있는 에이전트는 인간 컨설턴트의 논리를 학습해 추론의 흐름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AI의 급속한 발전은 올해 들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게 10만 명 넘는 인원 감축이라는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AI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단순 반복 노동 직무 뿐만 아니라 전문 지식 기반 직무까지도 자리를 고수할 수 없게 됐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가 향후 1~5년 안에 초급 사무직의 절반을 대체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실업률이 10~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링크드인 고위 임원도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직업 사다리의 가장 아래 칸이 부서지고 있다"며 "법률보조원, 콜센터 상담원 등 사회 진입 직종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맥킨지 내부에서는 AI가 ‘실체적’인 위기를 가져왔다면서도 ‘실체적’인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턴펠스의 선임 파트너인 케이트 스마제는 "AI가 컨설팅 업계에 '실존적'인 위협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실존적인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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