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 남성층의 음주로 인한 암 사망 위험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5세를 넘긴 남성들이 알코올 관련 암 사망률에서 최고 위험군으로 분류되면서 음주 습관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NBC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인 연구에서 55세 이상 남성의 알코올 관련 암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기간 중 여성의 알코올 관련 암 사망률은 8% 증가에 그쳤지만 남성은 56%나 급증했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7배 빠른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성별 간 격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마이애미대 실베스터 종합암센터 혈액종양과 친메이 자니 박사는 "남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여성 대비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표했다. 연구진은 이런 성별 차이의 원인을 남성이 더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하고 발암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자니 박사는 "발암 효과는 젊을 때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계속 마시게 되면 발암물질이 몸에 누적되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술은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입, 목, 식도, 간, 대장, 유방 등 최소 6가지 암과 연관성이 확인된 상태다. 특히 적당한 음주도 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소량 음주 무해론'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술과 암의 연관성에 대한 대중 인식은 여전히 낮다. 미국암연구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의 5% 이상이 음주로 인해 발생했지만 미국인의 51%는 알코올이 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술에 더욱 강력한 경고 문구 표시를 권고하고 나섰다.
자니 박사는 "일반 대중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이런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며 "담배와 암 위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알코올에 대해서는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