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체중감소가 인지저하 조기 신호?...30년 추적해보니

2025-05-27

여성의 중년기 이후 의도하지 않은 체중 변화가 노년기 인지 기능 저하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중개연구센터 성호경 예방의학과 전문의가 미국 뉴욕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 공중보건학과 유 첸(Yu Chen)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한 국제공동연구가 국제노인의학 분야 학술지 ‘Age and Ageing’(IF 6.0)에 25일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중년기 이후 체중이 감소한 여성에게서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높아졌으며, 생애 주기 전반의 체중 변화가 인지 건강의 중요한 예측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는 1980년대 후반부터 30년 넘게 추적해 온 뉴욕대학교 여성건강연구(NYU Women's Health Study, NYUWHS) 자료를 활용해 516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중년기(34~64세)에서 노년기(65세 이후)까지의 체질량 지수 변화와 주관적 인지 저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년기 대비 체중이 5~10% 감소한 여성은 안정적으로 체중을 유지한 여성보다 인지 기능 저하를 보고할 가능성이 23% 더 높았다. , 반대로 10% 이상 체중이 증가한 여성은 그 위험이 19%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기와 노년기의 비만 또는 과체중 여부는 인지 저하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중년기에 비만했던 여성이 노년기에 체중이 크게 줄 경우 인지 저하 위험 증가가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단순히 현재 체중 상태가 아니라 생애 주기에 걸친 체중 변화 패턴이 인지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데 더 민감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인지 저하가 체중 감소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지 저하 보고 10년 전까지의 체중 변화만을 분석에 포함했을 때도 유사한 연관성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또 다양한 노년기 연령 기준을 적용하거나 체중 변화를 연속 변수로 한 분석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도출됐다.

성 전문의는 “이번 연구는 단일 시점의 체중보다 생애 전반의 체중 변화 궤적에 주목해야 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라며 “노년기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예기치 않은 체중 감소는 단순한 신체 변화를 넘어 인지 기능 변화의 잠재적 조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 유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할 때 체중 변화와 같은 일상적 건강 정보를 활용한 고위험군 조기 식별 전략은 매우 실효성 있는 공중보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논문은 ‘Body Mass Index Changes and Trajectories from Midlife to Late-Life: Association with Subjective Cognitive Complaints in a 30-Year Women's Cohort Study’이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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