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향 성분 그대로 살린다"…K뷰티 경쟁력도 뒷받침

2025-11-19

그린바이오 기술은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 분야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종자·곤충 등을 활용하는 그린바이오 기술도 등장하는 등 갈수록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성장에 따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에 정부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며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 규모는 2024년 2099억 달러(약 307조 원)에서 2030년 3226억 달러로 6년간 53.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을 식품이 아닌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하는 게 그린바이오 산업의 핵심이다. 그동안 의약품·화장품에 주로 적용돼왔으며 항균이 필요한 건자재·농산업 등 산업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신약 개발, 줄기세포 등 의약 분야를 뜻하는 레드바이오와 화학 제품 또는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와 차별화된다.

특히 해외 수출 역군으로 떠오른 K뷰티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그린바이오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원료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료의 국산화 확대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바이오에프디엔씨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실제 장미 꽃잎과 똑같은 향기 성분을 보유한 식물 세포 배양체(캘러스)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국산 장미 ‘15R12-2’ 계통의 세포 배양체를 유도한 결과 해당 계통 세포배양체는 실제 꽃과 동일한 향기 성분을 최대 59%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의 줄기세포로도 불리는 식물 세포배양체는 식물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 부위에 생겨나는 조직으로 생리 활성 물질을 고농도로 함유하고 있다. 식물을 화장품 소재 등으로 활용할 때 세포배양체를 이용하면 재배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해 좋은 성분을 대량으로 균일하게 증식할 수 있다. 천연향으로 쓰는 장미 농축 오일 1㎏을 얻기 위해 장미 꽃잎 약 4톤을 써야 했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정부는 그린바이오 기술의 장점에 주목하며 올해 들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 10조 원, 수출 5조 원 돌파를 목표로 올해부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처음 도입되는 육성지구는 그린바이오 기업의 제품 기획–연구개발(R&D)–실증–사업화–인력 양성 등 전 주기를 지원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육성지구를 중심으로 향후 벤처캠퍼스, 바이오파운드리 등 산업 전략 시설을 도입한다는 게 정부 전략이다.

정부 계획에 발맞춰 지자체와 주요 기관의 투자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충남도에 'KAIST 그린바이오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KAIST는 기업 유치, 벤처 창업 기업 육성을 목표로 그린바이오 기술 R&D 지원과 인력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강원도는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일원에 200억 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 빅데이터에 기반해 갈색거저리유충을 대량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국내 최대인 1000톤이다.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기후위기, 자연재해 등에 따른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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