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중서부 국가 카메룬에서 세계 최고령 국가원수인 폴 비야(92) 대통령의 8선 당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70년대부터 40년 넘게 권좌를 지켜온 그는 이번에도 부정선거 논란 속에 다시 집권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메룬 헌법위원회는 지난 12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제기된 10건의 이의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투표 조작과 부정 의혹을 제기했으나, 헌법위원회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선거 무효화 권한도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 결정은 최종이며 항소할 수 없다.
클레망 아탕가나 헌법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 선거 공식 결과는 오는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수도 야운데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며 “개표 결과는 전국 3만여 개 투표소의 집계를 거쳐 TV로 생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이 전한 부분 개표 결과에 따르면, 1982년부터 43년째 집권 중인 비야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8선에 성공하게 되며, 임기 7년을 추가해 2032년, 100세 생일까지 통치하게 된다.
카메룬은 1972년 단일국가로 전환된 뒤 1982년 비야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으며 그는 1984년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이후 장기집권 체제를 공고히 했다.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 제한을 폐지하며 장기 통치 기반을 마련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카메룬의 선거는 정권 교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구조적 불공정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정권 비판을 이유로 체포되거나 출마 자격을 박탈당하는 경우가 잦고, 언론 자유도 제한적이다. 이번에도 야권의 유력 인사인 모리스 캄토 전 법무장관이 후보 등록이 거부되면서 주요 경쟁 상대가 사라졌다.
한편 야당 카메룬국가구원전선(FNSC)의 이사 치로마 바카리(79) 후보는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FNSC는 자체 집계 결과 치로마 후보가 54.8%의 득표율로 비야 대통령(31.3%)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치로마 후보의 지지자들은 지난주부터 대선 승리를 주장하며 산발적인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헌법위원회가 조작되고 왜곡된 결과를 발표할 경우 카메룬 국민이 시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비야 대통령의 집권 여당 카메룬인민민주운동(CPDM)은 치로마 후보 측의 주장을 “법치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괴상한 사기극”이라고 규탄하며 “공식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는 비야 대통령과 치로마 후보를 포함해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헌법위원회는 오는 27일 최종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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