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 모스 누버거버만 프라이빗에쿼티(PE) 공동투자 부문 대표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지금이 공동투자(Co-Investment)전략을 통해 우량 비상장사에 투자할 적기”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PE 소유 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약 2만 9000개가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기 이들 기업이 본격적으로 매각되기 시작할 것이고, 그 결과 최근 12~14% 수준까지 떨어진 사모펀드(PEF)의 연 배당률이 역사적 평균치인 25%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만 9000개 기업 중 25%가 PEF 보유 기간 6년 이상인 오래된 기업이라 펀드 청산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공동투자자에게는 유망한 기업을 매수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투자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모 대체투자의 민주화’라는 표현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전략이다. 공동투자는 말 그대로 유한책임투자자(GP)들과 함께 비상장 기업 지분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다.
총 운용자산(AUM)이 약 746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만은 공동투자전략의 선두주자다. 2009년 이후 공동투자전략을 통해서만 약 490여개 기업에 35조 원 가까이 투자했고, 지난해 말 순내부수익률(Net IRR)은 23%를 기록했다. 누버거버만이 가장 최근에 설정(2023년 9월)한 공동투자전략 펀드(NB Global Private Equity Access Fund)의 보수 차감 후 1년 수익률은 상반기 말 기준 11.98%, 누적수익률은 23.04%였다.
모스 대표는 투자 위험성이 높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매해 수익률을 견조하게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소수지분 투자자로서 공동투자를 함께하는 PEF 운용사의 역량과 트랙레코드를 중요하게 평가하고 해당 운용사의 핵심 전문 분야에 속하는 투자 건인지를 주의 깊게 검토한 후 선별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652개사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접했지만 70개사에만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실제 누버거버만의 주요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액션(유럽 최대 할인소매업체), 노드 앵글리아(사학 운영), 솔레니스(특수화학제품 제조), 빔(데이터 복구) 등 현금 흐름이 우수한 기업이 비중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65%, 서유럽 25%, 아시아·태평양 10%로 배분돼 있다.
이렇듯 알짜 기업만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공동투자전략의 가장 큰 장점이다. 모스 대표는 “만약 어떤 PEF 운용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다른 PEF 운용사에게 손을 내민다면 그들에게 경영권이나 이사회 의석 일부를 내줘야할 것”이라며 “반면 우리는 그런 권리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자금을 공급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공동투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PEF 운용사는 지배권을 위협당하지 않으면서도 추가 자본을 조달하고 누버거버만은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맺을 수 있어 ‘윈윈’이라는 얘기다.
국내 자산가들도 조만간 누버거버만 공동투자전략 펀드 투자 기회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누버거버만은 그동안 여러 국내 금융사들을 통해 펀드 가입 창구를 열어왔다. 최근에도 공동투자전략펀드와 관련해 삼성증권 등과의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