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한국‧일본 등 핵심 동맹과의 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실용적 협력을 병행하겠다는 외교 기조를 밝혔다. 과거 '대중 강경파'였던 자신의 개인적 정치 색채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보좌하는 외교 수장으로서 동맹국과의 신뢰 구축과 대중국 실용 외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견에서 중국과 일본의 갈등에 관한 질의에 미국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과의 약속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매우 가까운 동맹"이라고 평가하며 중일 양국 간 갈등에 대해 "이런 긴장은 애초부터 있었고, 이 지역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역학관계 중 하나라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일본과 강력하고 확고한 파트너십을 지속하는 동시에 중국 공산당·중국 정부와 생산적인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로 남아 지정학적 요인으로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생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원의원 시절 '대중 강경파'로 평가됐던 루비오 장관이 중국과 현실적 협력을 병행하겠다고 한 데 대해 동맹 강화와 더불어 중국과 실용적 협력을 병행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침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루비오 장관은 "양측이 조건에 합의하지 않는 한 평화는 이뤄질 수 없으며, 미국이 누구에게도 합의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양측을 공통의 지점으로 조금씩 밀어주는(nudge)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보(concession) 없이는 어떤 협상도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주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대표단과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휴전 중재, 베네수엘라 정세, 수단 인도주의 휴전 등 중동 및 남미 지역 이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이 2026년 남미 국가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원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다 "우리는 이란, 헤즈볼라, 마약 테러 조직과 협력하는 불법 정권을 상대하고 있다"며 마두로 정권이 마약 운송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테러 조직이 영토를 통제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국제개발처(USAID) 해체와 대외 원조 개편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외 원조 자금은 한정되어 있으며, 이는 철저히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구호 프로그램을 재편하고, 새로운 글로벌 보건 협약 등을 중심으로 인도주의적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에는 플로리다를 대표했지만, 지금은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이행하는 것이 나의 직무"라며 "조언과 실행 전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AP는 루비오 장관이 이날 미 외교 정책과 관련해 격동의 한 해를 보낸 뒤, 주말 마이애미에서 열릴 가자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주요 회의를 앞두고 이루어졌다며 그가 국가안보보좌관 대행 역할까지 겸임하며 비자 제한부터 국무부 관료 조직 개편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력하게 수호하는 인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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