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스타 셰프를 탄생시키고 있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최근 방송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한식조리장 임성근이다. 매회 그는 군더더기 없는 손놀림과 잰걸음으로 가장 먼저 요리를 완성하면서도, 맛의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잡은 그의 조리 방식은 기존 요리 서바이벌의 클리셰를 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존재감 덕분에 임성근 셰프는 ‘아재맹수’, ‘임짱’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며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단단히 붙잡는 신스틸러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에서 선보인 ‘박포갈비’는 쉽게 맛볼 수 없지만, 그가 전한 전 요리의 기본 원칙과 집에서 구현 가능한 레시피는 충분히 따라 해볼 만하다.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특별한 재료 없이도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그의 전 부치기 노하우는 그야말로 ‘킥 중의 킥’이다. 익숙한 명절 음식에 작은 차이를 더하고 싶다면, 임 셰프의 조언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전을 부칠 때는 임성근처럼
명절 상차림에서 전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재료도 단순하고 조리법도 익숙하지만, 막상 부쳐보면 비린내가 나거나 달걀옷이 들뜨는 등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오기 쉽다. 임성근 셰프는 “전은 불 조절보다 준비 과정에서 이미 절반이 결정된다”며, 특히 해동법과 달걀물 사용법이 전 맛의 분기점이라고 강조한다.
■ 생선전, 해동에서 이미 맛이 갈린다
생선전의 실패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비린내다. 냉동 생선포를 소금과 후추를 뿌린 채 상온에서 해동하는 방식은 흔하지만, 이 방법은 오히려 잡내를 키운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생선 조직이 손상되면서 수분과 함께 비린 성분이 표면으로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그가 권하는 방법은 미지근한 염수 해동이다.
물 두 컵 기준으로 소금 ½큰술, 맛술 4큰술을 넣고 약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만든 뒤, 여기에 생선포를 담가 해동한다. 이 과정에서 생선 속 불필요한 수분이 빠지고, 소금 간이 은은하게 배며, 맛술의 알코올 성분이 비린내를 잡아준다.
해동이 끝난 뒤에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후추만 살짝 뿌린다. 이후 밀가루를 얇게 묻히고 달걀물을 입혀 지지면, 생선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깔끔한 생선전을 완성할 수 있다.

■ 달걀물에 소금 넣지 마세요
동그랑땡이나 각종 전을 부칠 때 달걀물은 기본이다. 문제는 간을 맞추겠다며 달걀물에 소금을 넣는 습관이다. 임 세프는 이 점을 가장 먼저 바로잡는다.
“달걀물에 소금을 넣으면 달걀이 빠르게 삭습니다. 그러면 재료 표면에 달걀옷이 고르게 붙지 않고, 팬에서도 쉽게 떨어집니다.”
달걀지단처럼 얇게 부치는 요리에는 달걀물에 소금을 넣어도 되지만, 전처럼 재료를 감싸 부칠 때는 달걀물은 무간, 간은 원재료에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차이 하나로 전의 완성도가 크게 달라진다.
■ 달걀 없이도 가능한 선택지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녹두 애호박전’
달걀 사용이 부담스럽거나, 보다 담백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전을 원한다면 녹두를 활용한 애호박전이 대안이 된다. 녹두는 전통적으로 빈대떡에 쓰여온 재료로, 전분질이 풍부해 달걀 없이도 충분한 결착력을 만든다.
재료
애호박, 녹두(껍질을 벗긴 것·안 벗긴 것 모두 가능), 밀가루, 소금 약간, 식용유
※ 녹두 껍질 유무는 색 차이만 있을 뿐 맛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리법
애호박은 두툼하게 썰어 소금 간 한 물에 살짝 데친 뒤 식힌다. 물기를 제거한 후 밀가루를 얇게 묻혀 둔다.
녹두는 충분히 불린 뒤 믹서로 곱게 간다. 농도는 달걀물 정도가 적당하며, 이때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애호박에 달걀물 대신 녹두 간 것을 입혀 팬에 지지면 완성.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살아난다.
임 셰프는 “녹두 전은 달걀전보다 수분 유지력이 좋아 시간이 지나도 맛이 덜 변한다”며 “명절 음식처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상차림에 특히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익숙하다고 넘기기 쉬운 전 부치기에도 분명한 원칙이 있다. 해동은 천천히, 간은 재료에만, 달걀물은 최대한 담백하게. 작은 차이가 명절 전의 격을 바꾼다.

![고기 맛은 굽기 전 결정된다…완벽한 스테이크 위한 설계도 [쿠킹]](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2/31/982911e6-9a28-4ae0-a37e-ee800f247f1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