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진 “아이돌 때 고충, 배우로서 재료가 됐어요”(26th JIFF)

2025-05-02

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박소진이 이제야 비로소 기지개를 켠다. 어릴 적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고통을 재료로, 배우로서 깊이를 더해가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제 성격상 반짝거리고 화려하며 하이라이트 받는 삶이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돌 생활을 할 땐 고충이 있었어요. 마음 고생도 했고 제 세계와 시야가 좁아졌죠. 편협한 시선도 있었는데, 배우로 전향하고 결혼도 하면서 그것들이 다시 넓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젠 그 경험이 배우로서 재료가 되는 것 같고요. 나이를 먹고 연륜이 더 쌓이면 제가 더 깊어져있겠죠? 전 미래의 나에 대한 기대가 있어요. 더 나다워지길 바라고요.”

박소진은 1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영화 ‘레이오버호텔’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과 결혼으로 찾은 안정, 남편인 배우 이동하에 대한 감사한 마음 등을 전했다.

■“‘레이오버호텔’ 물 흐르듯 연기하는 법 알게 돼”

‘레이오버호텔’은 갑작스러운 엔진 이상으로 일본 기타큐슈에서 하룻밤 지내야하는 승객 6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소진은 스스로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났다며 생일을 즐기지 않는 민희 역을 맡아 안동구와 호흡한다.

“참 신기한 경험을 한 작품이었어요. 데뷔 이후 처음으로 물 흐르듯 연기하면서 찍었거든요. 기타큐슈에서 열흘 정도 머물며 촬영했는데, 안동구와 매일 빠짐없이 몇시간씩 작품에 대해 얘기하면서 잔잔하게 감정을 주고 받고 치고 빠지는 호흡을 만들어갔어요. 캐릭터 감정선 변화에 집중했고요. 민희로서 복합적이고 복잡한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마지막에 생일 케이크를 받는 제 표정에 담긴 것 같아 다행이에요. 아마도 낯선 공간에서 긴 시간 지내는 게 흐르는 듯 연기하는 것에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의도하거나 애쓰지 않고 흐르듯 연기를 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죠. 그래서 기타큐슈를 떠날 땐 어떤 의미있는 시간을 두고 오는 것 같아서 눈물도 났어요.”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민희의 대사들은 ‘박소진’ 자신에게도 울림을 줬다.

“우리가 숨기고 사는 ‘내 못난 구석’을 대사로 표현했다고 생각해써요. 그걸 그냥 보여줄 수 잇어서 좋았고요. 평소에 말하지 못한 ‘못난 구석’을 입에 담아볼 수 있었던 재미가 있었어요.”

■“남편 이동하, 날 완전하게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사람”

그는 이동하와 지난 2023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저는 결혼하면서 참 많은 걸 얻었어요. 밉든 곱든 완전한 나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제 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요. 그 지지 덕분에 더 많은 걸 꿈꾸게 됐거든요. ‘소진아, 넌 그냥 너인 채로 멋있어’라고 응원해주는데요.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 제 일에 대한 이해도도 깊어서 정말 결혼 잘한 것 겉아요. 남편은 제 시야를 넓혀주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이젠 사람을 더 깊고 넓게 봐야겠다는 생각도 해요.”

덕분에 그는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를 파고들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에 별로 집중하지 못하고 살아왔더라고요. 그냥 대중이 좋아하는 연예인 중 하나의 모습을 하고 살려고 했고요. 그래서 지금은 자꾸 나다운 것을 찾고 싶다는 갈증으로 들끓어요. 그렇게 계속 찾다보면 어느 순간엔 나다운 색깔을 찾을 수 있겠죠?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요. ‘박소진’이란 배우의 색을 확실히 찾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한창 연기가 재밌고, 뭐라도 경험해서 열정적으로 실패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가 연기하는 걸 봤을 때 ‘그냥 어딘가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배우가 되길 소망하고요.”

한편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5월 9일까지 열흘간 펼쳐진다. 전세계 57개국 224편(해외 126편·국내 98편)의 영화가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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