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지난 8월말 알래스카를 방문해 LNG 프로젝트 예정 부지 답사, 코노코필립스 알래스카 지사·지역 건설업체·현지 한인회 등과의 인터뷰 등을 마친 ‘조세금융신문’은 이후 미국 텍사스 휴스턴시에 소재한 다수의 글로벌 에너지기업(Global Energy Companies) 및 에너지기술기업 등을 상대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 글로벌 에너지기업 및 에너지기술기업들은 사업전망성, 기술적 관점, 경제성, 글로벌 시장 공급선 등 각기 다른 시선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글로벌 에너지기업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해당 기업들의 요청에 의해 부득이하게 익명처리됐음을 독자분들에게 양해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응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기사화 이후 주가 등에 미칠 영향, 기사화 이후 예상되는 주요 주주들의 항의·문의 등을 이유로 익명처리를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 A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현지 수요 해결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
글로벌 에너지기업 중 한 곳인 A사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A사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두고 프로젝트 주관사인 글렌파른(Glenfarne)과 최근까지도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다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초대형 프로젝트이기에 당사와 같은 기업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글로벌 EPC(설계·시공·조달) + 현지(알래스카) 기업 + 지역적 이해관계자’가 컨소시엄 형태로 함께 수행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당사는 글로벌 EPCM(설계 및 공사관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일본·미국 간 공급망 협력은 정치·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추후 한국 기업이 자재·모듈·기자재 공급 또는 공동 시공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이같은 사안을 가지고 글렌파른도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A사 관계자는 “과거 10여년전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단순 LNG 수출 프로젝트’로만 봤다. 즉 ‘가스를 돈으로 바꾸는 것(monetization)’이 주된 목적이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국내 및 현지 수요 해결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서 파이프라인의 경제성이 먼저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 연구와 글렌파른의 분석 모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국내용 파이프라인 단독 사업만으로도 투자 타당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따라서 LNG 파이프라인이 알래스카 내에 먼저 착공된다면 이후 LNG 플랜트 사업은 자연스럽게 추진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B사 “알래스카 LNG, 고위험·고비용 자산임에도 ‘언젠가는 필요한 자원’”
A사와 달리 글로벌 에너지기업 B사는 보다 신중한 관점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 B사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확실한 장기 구매자가 나타날 경우 자신들 역시 프로젝트 참여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B사 관계자는 “당사가 판단하기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고위험·고비용 자산(High-cost, High-latitude Projects)’에 속한다”며 “알래스카 LNG는 매우 매력적인 자원이지만 현재 가격 기준으로는 상업성이 낮다. 이건 자원의 품질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비용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뒤이어 “극지 환경에 따른 토목공사·운송·인력비 상승, 장거리 파이프라인 건설비용, 대형 액화플랜트 건설비용 등이 비용 구조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따라서 프로젝트 완료 후 매우 높은 LNG 가격(MMBtu 당 약 12~13달러)이 장기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지금 시장의 장기 평균 LNG 가격은 MMBtu 당 약 8~9달러 수준이다. 결국 현재는 투자수익률이 맞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B사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하는 LNG는 ‘언젠가는 필요한 자원’”이라며 “당장 지금 경제성이 낮더라도 향후 2050년까지의 글로벌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이 자원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의 수급 균형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옵션(value option)’으로서 가치가 있다.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거나, 기술이 더 저렴해지거나, 정책적으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즉시 부활할 수 있다”며 “즉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당사의 FID(최종투자결정, Final Investment Decision) 후보는 아니지만 장기 전략 포트폴리오 내에서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재가동’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가장 큰 요인은 ‘확실한 장기 구매자(Offtaker)’”라며 “추후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국가가 장기 구매의향서(LOI)를 제시한다면 당사는 바로 이를 ‘투자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에 명확한 지분구조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체계가 갖춰진다면 프로젝트 참여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 C사 “모듈화 기술 보유 한국 기업, 프로젝트 참여시 공기 단축·품질 일관성 확보 기대”
글로벌 에너지기술기업 C사는 혹한의 환경에서 진행해야 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우 현재 기술 진보 등의 영향으로 과거와 달리 신속하고 안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C사는 한국 기업들의 모듈화 기술에 주목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였다.
C사 관계자는 “한국 등을 포함한 타국가에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고비용·고위험 사업’을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거 1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다. 저탄소 장비, 자동화 시스템, 데이터 기반 운영 등으로 인해 총 프로젝트 비용을 최소 15~20%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일례로 당사의 터빈 시스템은 -50°C 환경에서도 시동과 안정된 운전이 가능하고 이는 캐나다 북부와 러시아 야말 지역에서 수행한 프로젝트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며 “아울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연간 400만톤의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저장한다면 IRA의 세액공제(45Q credit)를 활용해 매년 최대 3억4000만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 경제성을 개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이 톤당 약 40~50달러 수준이므로 세액공제만으로 순이익(톤당 35~45달러)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프로젝트 전체 IRR(투자수익성)을 2~3%p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프로젝트 주관사인 글렌파른도 이같은 구조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C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참여시 한국 기업들의 기술적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C사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모듈화 플랜트 제작 능력(world-class fabrication capability)은 업계 내에서도 유명하다. 당사 또한 여러 한국 기업들과 협력한 경험이 있다”며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North Slope) 및 케나이(Kenai) 지역은 극한 저온·빙설·바람 등의 변수로 인해 현장 접근이 제한돼 모듈화 기술이 중요한데 만약 한국 EPC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공기 단축·품질 일관성 확보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EPC 파트너(Consortium Partner)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프로젝트 참여가 결정된다면 한국 EPC 기업 등과 협력해 터보머시너리(TurboMachinery, 유체로 에너지 전달하는 기계)·제어시스템 패키지를 공급하고 설치·시운전 단계까지 기술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 D사 “한국 등 동북아 에너지시장 관점에서 LNG의 공급 안정성 중요”
한편 글로벌 에너지 기업 D사는 비록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으나 해당 프로젝트가 한국과 일본의 LNG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사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 사이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두고 현재 주요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사는 현재 참여 계획이 없다”며 “이는 액화플랜트 운영, 수송 분야 등 기존 상업적 모델(Merchant Model)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 중인 당사만의 경영전략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LNG는 동북아 에너지시장 관점에서 보면 공급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가격은 두 번째 이슈에 해당한다. 때문에 향후 동북아 에너지시장에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도 국가지만 북한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인 한국과 섬나라 일본은 장기적·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는 옵션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협상 등의 이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같이 실제 수행하거나 운영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선 영향력 적다”고 지적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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