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범죄 영화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금고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절도범들은 성탄절 연휴를 이용해 대형 드릴로 은행 벽을 뚫고 침입, 500억 원이 넘는 현금과 귀중품을 탈취했다.
독일 겔젠키르헨 경찰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부어 지구 니엔호프슈트라세 소재 슈파르카세 저축은행에서 절도범들이 지하 금고실 벽면에 구멍을 뚫고 금고 3200여 개를 강제 개방했다. 피해 규모는 현금·금괴·보석류 등을 포함해 약 3000만 유로(약 508억 원)로 집계됐다. 현지 경찰은 "매우 전문적이고 치밀하게 실행된 범행"이라며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방불케 한다"고 밝혔다.
범인들은 인적이 드문 성탄절 연휴를 노렸다. 인접 주차장을 통해 은행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범행 전 주차장 계단에서 큰 가방을 옮기는 남성들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월요일 새벽 화재경보기 작동으로 사건을 인지했으나 범인들은 이미 현장을 벗어난 상태였다. 경찰은 비슷한 시각 주차장을 빠져나간 아우디 차량을 유력 도주 차량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전체 금고의 약 95%가 파손돼 대다수 고객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은행이 제시한 기본 보험의 보상 한도는 금고당 최대 1만300유로(약 1740만 원)에 불과해 피해 보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 등을 통해 추가 보상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은행 앞에는 자산을 도난당한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경찰은 통제선을 설치하고 입구를 봉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