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촉발한 AI 공급망 투자 혁신

2025-05-06

지난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R1 모델을 공개하며 세계 AI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모델은 오픈AI의 o1보다 낮은 비용으로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며,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딥시크의 등장은 AI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고성능 연산 자원 수요에 대한 의문으로 투자자들 사이에 불확실성이 커졌으나, 설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2025년 자본 지출을 늘리고 연산·메모리 투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딥시크의 연산 효율성은 인프라 수요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전망을 불식시키고 낙관적 전망을 되살렸다.

중국은 신속히 대응했다.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이 R1 기반의 기업용·개인용 AI 서비스를 출시했고,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 투자액이 지난 10년 총합을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소스 모델은 중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높였고, 비용 효율적인 구조는 다양한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겼다.

중국 반도체와 서버 산업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정체 상태였지만, 이제는 딥시크 같은 연산 효율 중심의 AI 수요 증가로 재조명받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중국 기업들이 아세안(ASEAN)에 투자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과 대만에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AI 서버 생산의 핵심 기지인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술력은 물론,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부품 생산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특히 딥시크처럼 연산 부담을 줄인 AI 구조가 퍼지면, 기존의 고성능 중심 제조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AI 수출 통제 기준에서 1등급 국가로 분류된 한국과 일본은 첨단 기술 수입에 제한이 없고, 고성능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춘 덕분에 핵심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발전기·변압기·유틸리티 기업 등 인프라 관련 산업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딥시크의 혁신은 아시아 공급망과 산업 지형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반도체·서버·유틸리티 등 실물 기반 산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AI가 창출하는 성장 기회를 포착하려 한다. AI는 기술 산업을 넘어 전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촉매로 작용해 구조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산업 리더가 등장할 가능성을 키운다. 이를 포착하려면 저평가된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가치 중심의 투자 전략과 단기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변화의 본질을 읽는 시각이 필요하다.

테런스 림 이스트스프링 싱가포르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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