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전북현대 '축구톡톡' 유튜브 콘텐츠 공개 방송
우승 공약 내걸어⋯"콜리더 단상 방문(?)", "들깨칼국수 초대"

"나 어떡해? 너무 떨려"
지난 25일 오후 6시 10분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FC 홈구장인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어두컴컴한 주차장에 정체 모를 자동차가 한두 대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기가 없는 날은 구단 사무국 직원 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들은 전북현대가 준비한 이정표 장내 아나운서와 함께하는 '축구톡톡' 유튜브 콘텐츠 공개 방송(녹화)에 당첨된 방청객들이었다. 인원만 30여 명,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그렇게 향한 곳은 전주성 서측 사무국 미디어 라운지였다.
모두 송범근, 이승우 선수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떨리고 기대되는지 입장할 때까지 화장실을 들락날락, 사무국 내부를 기웃기웃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6시 35분부터 신분증 검사와 함께 입장이 시작됐다. 입장한 방청객은 전북현대가 준비한 치킨 등을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오후 7시가 되고 오늘의 주인공 송범근, 이승우 선수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여기저기서 "우와!", "진짜 잘생겼다" 등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녹화는 지루한지 모르고 진행됐다.
선수단 근황 토크부터 골 세리머니, 훈련 등 뒷 이야기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하고 깊은 우정을 이르는 말)' 케미(궁합)를 보여 주는 두 선수가 친해진 계기와 해외 활동 등 평소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K리그1 우승 공약까지 내걸어 관심을 끌었다.
송범근은 녹화 내내 자주 언급한 '들깨칼국수' 집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주일에 5번을 먹는다는 클럽하우스 주변 들깨칼국숫집을 최고 맛집으로 꼽은 송범근은 팬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송범근은 "할머님이 혼자 하시는 곳이다 보니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어렵다. 30명도 어려울 듯하고 20명을 추첨해서 들깨칼국수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이승우도 고민에 빠졌다. 이정표 아나운서는 '세리머니 장인' 이승우답게 춤을 추는 것 어떻겠냐고 제안했으나 이승우는 평소 보여 줄 수 없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방청객에 당첨돼서 온 콜리더에게 '어떤 게 좋을까요?' 물은 이승우는 "춤은 평소에도 할 수 있으니까 조금 그렇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 콜리더님이 현장에 계시기도 하니까 콜리더 단상에 올라가는 것으로 하겠다"며 콜리더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공식 녹화가 끝난 뒤 두 선수의 팬 사인회가 열렸다. 다들 미리 준비해 온 머플러, 유니폼, 축구공 등을 꺼내 사인을 받으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축구톡톡에 팬들이 사연 등을 통해 참여한 적은 있지만 선수와 팬이 함께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청객으로 당첨된 팬들은 "또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엄마와 함께 현장을 찾은 이민준(11) 군은 "매일 경기장에서 본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면 좋을 것 같다"면서 "지난해 선수들도 힘들고 팬들도 힘들었는데 올해 꼭 우승해서 서로의 마음을 씻어냈으면 좋겠다. 전북현대 파이팅!"이라고 밝혔다.
매 경기 이승우를 보기 위해 광주광역시에서 전주성을 찾는다는 박민(37)·조은영(34) 부부는 "가까이에서 보니까 확실히 이승우 선수를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승우 선수가 어디 팀에 있든 항상 응원해 왔다. 전북에 온 것은 전북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의 지드래곤(GD) 아이콘 급이다. 전북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25일) 감독님이 안 계셨지만 하나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 이승우 선수가 골을 못 넣고 있는데, 충분히 할 수 있다.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포지션에서 힘쓰면 FC바르셀로나 때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 감독님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