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 크래프톤 연구
‘게임업계 이단아’. 크래프톤 앞에 늘상 붙는 수식어입니다. MMORPG, 확률형 아이템 일색인 여타 국내 게임들과 달리 배틀로얄(생존 경쟁 방식 게임) 장르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 제작사죠. 성공 방식만 다를까요? 창업자도 남다릅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게임사 창업으로 2조원대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게임을 즐기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크래프톤은 2억 1750만명(2025년 3월 기준 누적 가입 계정 수)이 즐기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팩플이 크래프톤 연구를 시작합니다. 카카오 자회사가 될 뻔한 성공과정 비사(秘史)부터, 출산 지원금으로 1억원씩 주는 기업문화, ‘토스보다 따뜻하고 쿠팡보다 자유롭다’는 의사소통 구조, 8년 전 출시한 히트게임 하나밖에 없는데 여전히 역대 최대 매출을 매년 경신하는 비결(2024년 2조 7098억원)까지 모두 파헤쳤습니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가장 ‘리스펙’하는 창업자로 꼽은 장병규 의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크래프톤 현직 경영진과 투자자(VC), 전현직 직원, 게임업계 고위관계자 등 수십 명을 취재한 모든 것을 크래프톤 연구 시리즈에서 확인하세요.
Factpl Original
“크래프톤 인수할 걸”카카오 땅쳤다
지옥문턱에서 돌아온 장병규[크래프톤 연구①]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으로 있던 카카오 이사회가 크래프톤(당시 블루홀)인수를 허락했다면?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비즈니스 세계는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가 교차한다. 2016~2017년 한국 IT·게임 산업 역사가 바뀔 수 있던 그 현장에서 ‘크래프톤 연구’를 시작한다.
2016년 여름 태양은 모든 걸 말려죽일 기세로 맹렬하게 내리쬈다. 뉴스에선 “40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라고 호들갑 떨었지만, 뜨겁게 달아오른 판교와 강남의 아스팔트 거리를 땀 흘리며 오가는 43세 장병규(존칭 생략)에게 더위는 걸음을 멈출 이유가 되지 못했다. 그가 거의 전 재산을 털어 만들고, 10주년을 코앞에 둔 게임사 블루홀(현 크래프톤)이 운영 자금이 말라가는 시한부 상태였기 때문이다.
4년간 400억원을 부은 첫 게임 테라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해외 진출은 실패했다. 직원 20%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은 직원을 살리기 위해 장병규는 그해 여름부터 가을, 겨울까지 회사 매각을 위해 뛰었다. 블루홀을 품을만한 게임사는 전부 다 만났다. 체면, 자존심 다 내던졌다. 한 수 아래라 생각한 회사들까지 찾아가 “우리 회사를 사달라”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장병규는 주변에 틈만 나면 “게임 사업은 정말 쉽지 않다”고 했다.
“원래는 블루홀을 카카오게임즈에 합병하려고 했어요.”
2016년말 카카오게임즈 대표로 장병규를 만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존칭 생략)는 지난 21일 팩플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의 기억은 이렇다. 당시 카카오 게임즈는 카카오톡이란 거대 플랫폼에서 여러 제작사 모바일 게임을 올려 파는(채널링) ‘원툴’ 회사였다. 남궁훈은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 등 3가지 벨류체인을 확보해야했다”며 “김범수 의장을 만날 때 마다 이걸 설득하던 중 블루홀이 매물로 나온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김범수 창업자가 의장이었던 당시 카카오 이사회에 블루홀 인수를 제안했지만,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몇달 월급만 주고 나면 자금이 다 소진되는 회사를 어떻게 믿고 베팅하냐”는 것이었다.
남궁훈은 카카오 이사회의 거절을 김범수의 거절이라고 봤지만, 블루홀 초기 투자자 A의 기억은 좀 다르다. 그는 “브라이언(김범수)에게 보고가 안된 걸로 안다”고 했다. 어찌됐든, 남궁훈은 인수 대신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블루홀에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장병규에게 약속했지만 카카오 이사회는 이마저 거절했다. 결국 상장사 넵튠을 우회 투자 경로로 활용해 카카오 측이 블루홀에 50억원, 넵튠에 100억원을 각각 투자한 뒤 넵튠이 그 중 50억원을 블루홀에 투자하는 방식을 만들어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어떠세요?” 남궁훈의 물음에 장병규는 이렇게 답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면 어떻습니까. 치킨만 오면 됩니다.”
그렇게 100억원을 마련한 블루홀은 급한 불을 껐지만, 장병규는 안심할 수 없었다. A는 “장병규가 카카오 투자를 받은 후에도 매각 제안서를 들고 분주하게 뛰어다녔다”고 회상했다. 결국 장병규는 블루홀 창업 10주년인 2017년 3월을 앞두고 “더는 못버틸 것 같다”고 선언하는데…

목차
1. 카카오 김범수, NC 김택진 거절? 폐업 앞둔 그 회사의 반전
2. 깊이 파고, 부딪히고, 끌어안는 장병규 리더십
3. ‘덕업일치’ 버린 게임사, 비즈니스맨이 만든 ‘꿈의 공장’
4. 크래프톤의 ‘김앤장’, 피 튀는 시너지
1. 카카오 김범수, NC 김택진 거절? 폐업 앞둔 그 회사의 반전
A는 이렇게 기억했다. “반년 간 장병규 의장은 엔씨소프트(NC), 넥슨, 카카오는 물론 모바일 게임제작사였던 컴투스까지 자존심을 접어두고 만났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 이준호 의장까지 직접 찾아가 ‘회사 좀 사달라’고 요청한 걸로 기억한다. 김택진 NC 대표에게도 소식이 들어갔을 거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거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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