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절반의 성공' 오타니, 마운드에서 1실점→타석에서 2타점

2025-06-17

샌디에이고와 라이벌전서 663일 만에 투수 복귀…1이닝 2안타 1실점

김혜성은 100마일 우완 강속구 시즈 등판 경기서 2번 모두 선발 제외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생각하는 '이도류 성공 조건'은 간단하다. 투수로 내준 실점보다 타자로 만든 타점이 많으면 된다는 것이다.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2018년부터 오타니는 늘 이 약속을 지켰다. 시즌 타점이 실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홈경기에서 부상 후 663일 만에 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1이닝만 던져 2안타 1실점했으나, 타석에선 동점 타점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오타니는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1회초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00.2마일(약 161km)이 찍혔다. 힘이 실린 공 끝은 타자 앞에서 마치 춤을 추는 듯했다. 그러나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결정구 부족으로 1이닝 동안 28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선두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폭투를 했고, 루이스 아라에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의 위기에 몰렸다.

억울한 장면도 있었다. 매니 마차도에게 투 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공에 마차도가 반응했으나, 헛스윙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마차도는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공을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방망이를 갖다댔고,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되며 선제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개빈 시츠를 2루 땅볼, 산더르 보하르츠를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김혜성의 포지션 경쟁자인 다저스 2루수 토미 에드먼은 시츠의 깊은 타구를 1루 근처까지 가서 슬라이딩 캐치한 뒤 아웃시키는 호수비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왜 그를 신뢰하는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날 오타니는 스위퍼(10개), 직구(9개), 싱커(8개), 스플리터(1개)를 섞어 던졌고 1이닝 2안타 1실점했다. 위력적인 공을 던질 만큼 수술한 오른쪽 어깨의 상태는 좋아졌지만, 잃어버린 제구력과 경기 감각을 되찾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

선발투수이면서도 1번 지명타자로 등장한 오타니는 이날도 불방망이를 뽐냈다. 1회말 첫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0-1로 뒤진 3회 앤디 파헤스의 2루타로 만든 2사 3루에선 좌중간 동점 2루타로 '투수 오타니'의 패전 위기를 스스로 지워냈다.

내셔널리그에서 선발 투수가 톱타자로 출전한 것은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이상 뉴욕 자이언츠)에 이어 오타니가 세 번째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1번 타자를 고집했다. 오타니라면 선발 투수로 던지는 날에도 1번 타자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1-1로 맞선 4회 맥스 먼시의 2타점 역전타와 에드먼, 오타니, 무키 베츠의 연속 3안타로 3점을 보태며 6-1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2회부터 불펜 투수만 등판시킨 다저스는 결국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에 6-3으로 승리, 지구 선두를 질주했다. 2위 샌프란시스코와는 2.5게임, 3위 샌디에이고와는 4게임 차로 승차를 벌렸다.

김혜성은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로 에이스 딜런 시즈가 나오자 11일 원정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뒤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2경기 연속 선발 제외. 시즈는 오른손 투수이지만 로버츠 감독은 100마일 강속구 투수가 나오면, 아직은 김혜성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시즈는 1회 오타니부터 5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등 5회까지 삼진 9개를 잡았으나, 8안타를 맞고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돼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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