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차군단’으로 불리는 독일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예상치 못한 수모를 겪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슬로바키아에 월드컵 유럽예선 원정 경기 사상 첫 패배를 당한 것이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5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A조 1차전에서 슬로바키아에 0-2로 졌다.
독일이 월드컵 유럽예선 원정 경기에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의 ‘키커’는 독일이 지금껏 원정에서 치른 월드컵 예선 52경기에서 41승11무를 기록했는데, 이번이 첫 패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독일의 유력지 ‘빌트’는 월드컵 예선 원정 무패를 47경기(37승10무)라고 전했지만, 첫 패배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다. 원정이 아닌 홈경기 패배까지 합친다면 이번이 네 번째다.
또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두 골 이상을 내주며 패배한 것은 2001년 잉글랜드에 1-5로 패배에 이어 두 번째라는 점에서 숱한 역사를 남기게 됐다.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9위까지 밀려났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네 차례나 우승할 정도로 세계적인 강호다. 반면 상대인 슬로바키아는 FIFA 랭킹 52위의 약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독일은 유럽예선의 첫 판부터 패배하면서 A조 최하위로 밀려나는 수모도 겪었다.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1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로선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독일은 8일 독일 쾰른으로 장소를 옮겨 치르는 북아일랜드(1승)와 홈 2차전에서 반등이 절실해졌다.
월드컵 유럽예선은 12개 조의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의 2위 12개국이 조 3위 이하의 나라 중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국과 함께 다시 4팀씩 4개조로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 남은 4장의 본선 티켓을 다툰다.
이날 독일의 패배는 골 결정력의 문제였다. 독일은 70%에 가까운 볼 점유율과 14개에 달하는 슈팅으로 공세를 주도했지만, 단 8개의 슈팅을 시도한 슬로바키아에 2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독일은 전반 42분 슬로바키아 중앙 수비수 다비드 한츠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독일은 후반 10분 다시 한 번 추가골을 헌납했다. 슬로바키아의 스트렐레츠가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공을 잡아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그림 같은 왼발슛으로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스페인은 독일과 달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조 1차전에서 3-0으로 불가리아를 완파했다.
벨기에 역시 리히텐슈타인 원정에서 6-0 대승을 거두면서 J조 1위로 올라섰다. 네덜란드는 G조 1차전 홈경기에서 폴란드와 1-1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