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스트힙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도서 신간 발행 부수가 전년 대비 2.7% 늘었다. 발행 부수가 증가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간한 ‘2025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신간 발행 부수는 총 7212만 5640부로 전년(7021만 부)보다 2.7% 증가했다. 신간 발행 부수는 2018년 1억 173만 7114부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며 2023년에는 7020만 8804부까지 떨어져 7000만 부 발행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지난해 신간 발행 종수는 6만 4306종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고 납본 도서 평균 가격은 1만 9526원으로 4.8% 상승했다. 번역 도서는 1만 262종으로 4.2% 감소했다. 분야별로는 신간 발행 종수에서 문학이 22%로 가장 많았고 발행 부수는 아동 도서가 20.6%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간 발행 증가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년이 온다’가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문학 시장 반등을 견인했고 한국 문학 해외 진출, 구간 역주행, 중견 작가 복귀 등 긍정적 효과가 이어졌다. 이른바 ‘한강 효과’는 판매 부수 증가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출판계의 구조적 과제는 여전하다. 유통망 불안정, 실효성 부족한 독서 진흥 정책,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혼선, AI 학습 데이터 저작권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 전반에서는 AI 기술 도입으로 생태계 재편이 본격화됐으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독서가 ‘소유와 경험’의 대상으로 확장되면서 북 디자인, 큐레이션, 오프라인 행사가 소비를 견인하는 현상도 뚜렷해졌다. 한강 효과가 단발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려면 정책적 지원과 유통망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출판연감은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서점에서 종이책·전자책으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