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LG 출신 과기장관 지명, IT생태계 ‘갈라파고스화’ 우려”

2025-06-25

李, 배경훈 과기장관 후보자 철저 검증 예고

“GPU 사는 것보다 사람에 파격 투자해야”

이재명 정부의 첫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지명된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산업계 인사들이 대거 등용되는 흐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특정 대기업 중심의 AI 정책 설계 구조가 IT생태계를 ‘갈라파고스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배경훈 지명자께 개인적인 축하를 전한다”면서도 “과기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위원으로서 검증하고자 하는 관점들을 정리했다”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오늘날 AI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며 “더 이상 모델 그 자체가 경쟁력의 핵심이 아니라 그 모델을 어떻게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국가 간 승부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도 기술만큼이나 활용 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AI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여전히 ‘GPU 몇 만 장 확보’, ‘소버린 AI 구축’ 같은 과시적 접근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자금을 투입해서 GPU 자원을 직접 배분하는 ‘GPU as a Service’를 두고 “자율성·효율성을 동시에 해칠 수 있는 중앙집중형 구조”라고 지적했다.

소버린AI는 특정 국가가 외부 의존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통제·운영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생태계를 의미한다. 그래픽 처리 장치를 뜻하는 GPU는 이미지나 영상 같은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를 말한다.

이 의원은 “AI 모델은 이미 대부분 API로 서비스화 돼 있고 기업과 개발자는 기능 단위로 과금하며 유연하게 사용한다”며 “이런 시대에 GPU 같은 원초적 자원을 정부가 직접 구매해 나눠주겠다는 것은 국영 AWS나 국영 카페(Cafe)24를 만들면 된다는 발상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조 원의 예산을 들여 GPU를 사기보다 사람에 파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전략적이고 지속 가능한 길”이라며 “창의적이고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급 인재를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가 투자한다면 최대한 국내 석·박사 인력 양성, 장학금, 오픈소스 생태계 지원, 연구소 R&D 기반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진짜 미래를 위한 전략”이라며 핵심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려면 다소간의 위화감을 제하고 눈높이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지금 보이는 방향은 정부 주도의 자원 집중, 통제, 그리고 생태계 획일화로 흐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AI라는 단어가 도깨비 방망이처럼 쓰이지 않도록 검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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