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3명 사망' B학교법인…감사 때마다 부실 덩어리

2025-06-23

부산 지역 A 사립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 3명이 함께 숨진 사건이 발생한 뒤 부산시교육청이 학교 재단 내 경영권 갈등과 잦은 교직원 교체 등 구조적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A예고를 운영해온 B학교법인의 만성적인 운영 부실이 주목받고 있다. 2023년 부산시교육청 종합 감사 지적 사항이 가장 많았던 고교 5곳 중 2곳이 A예고와 같은 B학교법인 산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A예고·A고·A여고 등 총 3개 사립 고교를 운영하는 B학교법인은 2년 전 종합 감사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해 종합 감사를 받은 부산 내 고교 28곳의 감사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적 사항이 가장 많은 5곳 중 2곳이 B학교법인 산하였다. A고는 공사 계약 분리 발주, 각종 계약 업무 부적정 등 18건을 지적받아 2위에, A여고는 15건을 지적받아 5위에 올랐다. 이달 21일 사망 사건이 발생한 A예고 역시 14건을 지적받아 상위권에 포함됐다.

B학교법인 산하 3개 고교는 공통적으로 ‘교원 채용 업무 부적정’ 문제를 지적받기도 했다. 특히 A예고는 교직원 채용 시 필수적인 성범죄·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 확인 절차가 582일이나 지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문제를 지적받은 학교들 중에서 지연 기간이 수~수십 일을 넘어 ‘수백 일’ 수준으로 밀린 것은 A예고가 유일했다. 이에 교사 관리의 기본이 되는 채용 절차가 지나치게 느슨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B학교법인은 수십 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 때문에 관선 이사 체제로 운영돼 불안정성이 컸고 이 여파로 A예고 역시 전공 강사가 자주 교체되는 등 교육의 질이 좋지 않았다.

이에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동반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예고의 구조적 문제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부산시교육청은 25일부터 15명으로 구성된 감사반을 투입해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학교법인의 이사장 및 이사진을 교체하는 한편 교사 채용, 수업 운영, 최근 민원 내역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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