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효과, 꽃 이미지만으로 스트레스 감소

2025-08-08

[전남인터넷신문]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도시의 소음, 과도한 업무, 정보 과잉은 우리의 심신을 끊임없이 긴장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럴 때 사람들은 자연을 찾는다. 숲속을 거닐거나 바다를 바라볼 때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꽃이 아니라, 단순히 꽃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생리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일본 모치즈키 가와이(H. Mochizuki-Kawai) 연구팀이 발표한 “Viewing a flower image provides automatic recovery effects after psychological stress(꽃 이미지를 보는 것은 심리적 스트레스 후 자동적인 회복 효과를 제공한다)” 논문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부정적인 장면(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이미지)에 노출된 뒤, 잠시 동안 꽃 이미지를 바라보았을 때, 여러 회복 효과가 자동적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두 집단을 비교했는데, 한 집단은 꽃 사진을, 다른 집단은 의자나 하늘과 같은 중립적인 이미지를 보았다. 그 결과 꽃 이미지를 본 집단은 부정적 감정이 현저히 줄어들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전환되는 심리적 변화를 경험했다.

생리적 지표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스트레스로 상승했던 혈압이 평균 3.4% 감소했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는 약 21% 줄어들었다. 뇌 기능 측정 결과에서도 꽃 이미지를 본 경우 편도체와 해마 등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반응을 담당하는 부위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즉, 단순히 꽃 이미지를 보는 행위만으로도 자동적인 정서 안정과 생리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꽃 이미지는 이런 효과를 낼까? 주의력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에 따르면 자연환경은 ‘수월한 주의(effortless attention)’를 이끌어내, 피로한 정신을 회복시킨다. 꽃은 자연의 상징적 요소로, 색채와 형태가 시각적 안정과 즐거움을 제공하며, 뇌가 긴장을 풀고 회복 모드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자연 속 꽃을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미지 형태만으로도 그 혜택의 일부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여구 결과는 치유농업 분야에 여러 시사점을 준다. 첫째, 디지털 치유 도구의 적극적 활용이다. 농촌 치유 프로그램 중간에 짧은 시각 명상 시간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계절 꽃이나 농장에서 재배한 작물의 감상하도록 할 수 있다. 둘째, 공간 디자인 개선이다. 치유농장이나 농업 체험센터에 꽃장식을 해 두되 이것이 여의치 못할 경우 꽃 사진이나 회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배치하면 방문객들이 무심코 보더라도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셋째, 실제 체험과의 연계다. 이미지 감상으로 마음을 열고 이완된 상태에서 실제 꽃 가꾸기, 수확, 꽃꽂이 등 활동으로 이어지면 회복 효과가 배가된다. 농업은 본래 사람과 자연을 잇는 매개다. 꽃은 그 연결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이자, 마음을 치유하는 매력적인 도구다. 앞으로의 치유농업은 반드시 ‘직접 경험’을 중요시 하되 ‘간접 경험’도 병행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전광판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꽃 이미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농촌을 찾지 않아도, 농촌의 치유력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촌에서 실제의 꽃과 식물을 보면서 더 많은 치유 효과를 언도록 할 수가 있다.

꽃 이미지와 꽃장식물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물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신체적 회복을 돕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유 자원이다. 치유농업 현장에서 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깊이와 효과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꽃을 바라보는 순간, 마음은 이미 회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참고문헌

Hiroko Mochizuki-Kawai, H., I. Matsuda, and S. Mochizuki. 2020. Viewing a flower image provides automatic recovery effects after psychological stress.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https://doi.org/10.1016/j.jenvp.2020.1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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