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VIP 통해 집행유예”…김건희 향하는 ‘키맨’ 이종호, 소환

2025-07-2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1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인 이정필씨에게 “김건희 여사나 VIP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대표가 이씨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범행에 실제로 나섰는지, 또 그 과정에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등 김 여사와 관련한 여러 의혹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로 가는 길목에 이 전 대표가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 “김 여사, 우연히 한두 번 본 게 전부”

이 전 대표는 그간 김 여사와의 인연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지난 3일 중앙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김 여사는) 예전에 우연히, 자연스럽게 한두 번 정도 본 게 전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해 수익을 배분하기로 했느냐는 등의 의혹 등에도 “사람을 알고 만나야 무슨 배분을 하지 않겠느냐. 그런 적 없고, 관련도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 과정에서도 김 여사와의 인연을 일관되게 부인했다. “김건희씨 연락처도 몰랐다(2022년 4월 공판)”는 등 김 여사와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다. 김 여사로부터 15억원을 빌려서 일부 회사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그 과정에서도 김 여사와 직접 연락한 적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권오수 사장님(도이치모터스 전 회장)한테 자금을 부탁했고, 권오수 사장님이 자금이 없으니까 알아봐준다고 하고 김건희씨 자금이 저희 회사에 들어와서 투자했다”며 권 전 회장을 김 여사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사이를 연결한 다리로 짚었다.

같은 해 4월과 5월 공판 과정에서는 이 전 대표가 김 여사를 어떻게 만났는지 유추할 수 있는 문답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권오수씨로부터 김건희씨를 소개받은 적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아니다. 김건희씨는 권오수씨를 알기 전에, 서 회장님이라는 분이 우연한 기회에 식사 자리에서 소개해 소개를 받았다”며 “그 다음에 권오수 사장님을 통해서 또 소개를 받았다”고 했다. “김 여사와 우연한 기회로 한두 번 본 게 전부”라는 주장과 결이 같다.

이번주 중 이종호-이정필 대질조사

특검팀은 이종호 전 대표가 김 여사로 향하는 길목에 있을 것으로 의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둘러싼 구명로비 의혹에도 등장한다. 삼부토건 사건의 경우 “지금 삼부토건이 원일이 아버지가 회장(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거든. 원일이가 아버지하고 싸워”라는 2023년 9월 11일자 녹취록이 공개된 바 있다. 삼부토건의 경우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린 뒤 주가가 올랐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소환한 데 이어 이번 주 중 이 전 대표에 대한 2차 소환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정필씨와 이 전 대표 사이 대질 조사도 이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차 소환 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법 위반 혐의 뿐만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씨와의 대질 조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단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19일 이 전 대표의 주거지 등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며 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22년 6월~2023년 2월 사이 총 23차례에 걸쳐 공범 이씨에게 7590만원을 받은 혐의를 영장에 적었다. 또 2022년 10월 이씨의 형사사건 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8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범죄시기로 특정된 시기는 본인도 재판을 받고 있던 시기인데 제3자를 집행유예해준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특검팀이 자신과 이씨가 만났다고 특정한 날짜에 본인이 실제로 방문했던 장소를 기재한 알리바이 자료 등을 이날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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