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 집단소송
"향후 징벌적 손해배상도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SK텔레콤 유심정보 유출 사태 피해자 9175명이 1인당 50만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인 로피드법률사무소 하희봉 변호사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하 변호사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SKT를 상대로 정당한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1차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중앙지법에 정식으로 제출한다"며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SKT가 마땅히 지켜야 할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등을 위반해 발생한 예견된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총 9175명의 피해자가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으며 총 청구금액은 45억8750만원이다. 피해자 숫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이다. 다만 법적으로 엄밀히 따졌을 때 해당 사건은 민사소송법에 근거한 '공동소송'에 해당한다. 현행법상 집단소송은 증권 분야에 한해 제기할 수 있다.
하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는 유심을 복제할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기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다르다"며 "(SKT 측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의심되는 정황도 있어서 징벌적 손해배상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청구금액도 50만원으로 다소 높게 청구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정부 당국을 향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SKT의 법 위반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한편,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통신사 핵심 서버에 대한 국가적 관리·감독 강화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집단소송에 참여한 한 중년 피해 여성은 "처음 핸드폰을 개통하고 SKT만 쓴 충성고객인데 모든 정보가 폰에 들어있어서 항상 불안하다"며 "아직도 SKT를 믿고 있고 피해자들이 요구하는대로 (조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9000여명의 대규모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SKT 유심 해킹 사태로 인한 집단소송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피드 이외에도 노바·대륜·로집사 등의 로펌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