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드는 방학의 끼니, 밥과 계란만 있으면 뚝딱 가능
카레, 짜장, 떡볶이 등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 곁들여도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주방의 풍경도 바뀌었다. 아이는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밥은 하루 세끼, 간식은 그 사이사이. 바쁜 틈을 비집고, 빠르면서도 정갈한 한 접시가 정말 성급하게 필요하다. 재료들 줄줄이 길게 도열해서는 그 모든 타이밍을 맞출 수 없는 주방 고행의 시간이 돌아온 것.
끼니마다 겹치는 메뉴라도 보이면, 일단 어린이를 식탁에 앉히기까지 질질질, 밥 한 그릇 다 먹이는 데까지 또 질질질이다. 혹자는 안 먹는 애들 밥그릇이야 단호박으로 그냥 “치아삐라”고도 하지만, 애초에 애 입에 밥 한술 들어가는 모양새를 연예인 먹방 보듯 보는 애미로서 그런 강단이 있을 리 만무하다. 매일같이 뭘 해줘야 잘 먹을까를 고민하다 그만 하루가 꼴딱 넘어가는걸.
그 모든 방학의 끼니를 일일이 추억으로 남겨주지는 못할 텐데 혼자 괜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돌밥돌밥’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애 엄마뿐인데도 메뉴 고민이 쌓여가니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 ‘방학 집밥’이렷다. 그렇게 눈 깜짝하다 다시 장 볼 타이밍을 또 놓치고 마는데 아뿔싸, 냉장고 속에는 남은 밥, 그리고 계란 두 알뿐이다.

남은 것이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 밥알 하나하나를 그대로 살려 반죽 없이 지지는 ‘밥알전’이다. 부침가루 넣어 만드는 끈적이 반죽 대신, 고슬고슬한 밥의 결이 살아 있어 팬 위에 얹어 구울 때 소리부터 다르다. 지글지글하면서 뽀글뽀글도 하다. 거기에 고소한 기름 내음이 함께 퍼지며 주방의 적막을 금세 깨우나니.
밥에 요리에센스 연두와 참기름 둘러 조물조물 치대 동그랗게 반죽하고, 계란 푼 물에 살짝 적셔 고소함을 덧입힌 후 예열 팬 위에서 굴려 가며 동글동글한 면을 고루 익혀준다. 덜 익힐수록 부드럽고, 오래 익힐수록 누룽지처럼 바삭한 감촉이 살아난다.
재료가 소소하니 모양이야 투박한데, 맛은 전혀(동글동글한 밥알전에 김가루로 얼굴 모양을 만들어 붙이는 등 소소하게 꾸며줘도 어린이가 참 좋아한다). 오히려 단정하고 섬세하다. 한입 크기로 빚으면 아이 입에도, 어른 입에도 부담 없이 스며든다. 작은 접시에 차곡차곡 쌓아 올리니 금빛 윤기가 은은한 것이 참 먹음직스럽다. 금방 데워 뜨끈뜨끈하게 먹으면 따뜻한 국물 따로 없어도 모자라지 않고.
요리는 때때로, 대단한 준비보다는 ‘타이밍’으로 만들어 낸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날 아이가 거실에 있고, 나는 주방에 있다. 간단히 만들어 속도는 내지만 성의는 덜지 않은 한 접시 뚝딱(물론 카레, 짜장, 떡볶이 등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가 자작한 요리들과 함께 좀 복잡하게 내도 좋겠다). 뚝딱 귀여움 장착까지 가능한 밥알전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방학이니까 휘리릭! ‘밥알전’ 재료
주재료 = 밥 1공기 (200g), 달걀 1개 (60g), 폰타나 포도씨유 2스푼 (20g)
양념 = 요리에센스 연두순 1스푼 (10g), 샘표 일편단심 통참깨 참기름 1스푼 (10g)
✅방학이니까 휘리릭! ‘밥알전’ 만들기
1. 따뜻한 밥에 연두순, 참기름을 넣고 충분히 치대며 섞어요.
TIP) 원하는 식감에 따라 치대는 정도를 조절해요.
많이 치댈수록 떡 같은 식감이 살아나고, 적게 치대면 밥알이 살아있어요.
2. 밥을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만들어요.
3. 달걀을 풀어 준비하고 동그랗게 만든 밥을 굴려가며 달걀물을 입혀요.
4. 중불에서 예열한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③을 올려 이리저리 굴려가며 겉이 노랗고 바삭하게 되도록 익혀요.
TIP) 완성한 밥알전은 카레, 짜장, 떡볶이 국물과 함께 먹어도 맛있답니다!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