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투자가 과열됐다고 인정한 데 이어 중국이 데이터센터에 자국 반도체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는 소식에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19일 오후 2시 현재(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28포인트(0.14%) 하락한 4만 4848.54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21포인트(0.67%) 떨어진 640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06.76포포인트(1.42%) 내린 2만 1323.01에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가 모두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엔비디아가 2.85% 내린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1.29%), 애플(-0.31%), 아마존(-1.53%), 메타(-1.83%), 브로드컴(-3.70%), 구글 모회사 알파벳(-1.23%), 테슬라(-1.76%), 넷플릭스(-2.75%) 등 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 10%를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를 노린다는 소식이 전해진 인텔은 8.66% 급등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주요 경제 지표 발표는 없는 가운데 올트먼 CEO가 AI 투자를 우려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CNBC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최근 기자들과 저녁 자리에서 만나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하게 흥분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5초 동안 ‘거품’이란 표현을 세 차례 반복하고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올트먼 CEO는 또 “미국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추론 능력은 중국이 아마 더 빨리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서도 “제 직감으로는 그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AI용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반도체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상하이가 지난해 3월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반도체를 50% 이상 도입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올초부터 전국으로 확대한 조치다. 중국은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몽골과 광둥성 등 전국에 500개 이상의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은 이달 21일 개막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에도 시선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월가는 특히 파월 의장이 22일 연설에서 올 들어 처음으로 금리 인하 신호를 낼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4.9%로, 동결될 확률을 15.1%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