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핵잠 12척 건조”…獨합참의장 “러, 4년 내 나토 공격 가능”

2025-06-02

유럽 주요국들이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국방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원자력추진 잠수함(핵잠) 12척 건조를 포함한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투자 계획을 예고했다. 독일은 4년 내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럽의 군사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는 신형 핵탄두 개발과 핵잠 12척 건조 등을 포함한 ‘전략적 방위 재검토(Strategic Defence Review)’ 보고서를 이튿날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약 15억 파운드(약 2조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영국 전역에 최소 6개의 군수공장을 새로 짓고, 7000여대의 장거리 무기를 신규 조달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핵잠 12척을 건조해 2030년대 말까지 현 잠수함 함대(7척)를 대체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에 새로 새 핵잠에는 재래식 무기만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등 유럽 내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의 전통적인 군사대국인 영국이 ‘전쟁 태세 복원(war-fighting resilience)’을 명확한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모스크바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라며 “새로운 최신 잠수함이 국제 해역을 순찰하고 영국 해안에 자체 핵탄두 프로그램을 둠으로써 우리는 영국을 국내에선 안전하고 해외에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더선에 기고한 글에서 “전쟁 수행 준비 태세를 복원하는 것을 군의 핵심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유럽에서 전쟁, 새로운 핵 위험과 같은 위험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국에선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국방 투자로, 영국의 무기 생산 역량을 상시 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할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날 독일도 유럽 전역의 안보 지형 재편을 예고했다. 카르스텐 브로이어 독일 합참의장은 BBC에 “러시아가 매년 수백 대의 탱크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 중 상당수를 2029년 또는 그 이전에 발트해의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매년 전차 약 1500대를 제작하고, 지난해에만 152mm 구경 포탄 400만 발을 생산하는 등 전력을 급격히 증강시키고 있다면서다.

그는 발트해 해저케이블 손상, 유럽 대중교통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독일 등지에서 발견된 미확인 무인기(드론) 등을 근거로 “러시아가 우리 방어선에 침투할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으며 이를 시험하고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이 군대를 다시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방위산업 강화와 독일의 경고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이들 국가는 올해 초부터 국방비 증액을 예고한 바 있다.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월 현재 국내총생산(GDP) 2.3% 수준인 영국의 국방비 규모를 2027년 2.5%, 2029년에는 3%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독일 정부는 3월 기본법을 개정해 국방비에 부채한도 예외를 적용하고 사실상 무제한으로 풀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 대비 2.1%였던 국방예산이 최근 나토가 추진하는 대로 몇 년 안에 GDP의 5%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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