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웹젠 'R2M' 소송 끝까지 간다…쌍방 상고로 대법원행

2025-05-31

[비즈한국]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표절 여부를 둘러싼 엔씨소프트와 웹젠의 소송전이 쌍방 상고로 대법원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엔씨소프트와 웹젠은 게임 표절을 두고 4년 넘게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1심과 2심 모두 엔씨소프트가 승소한 데다 2심에선 역대급 배상액이 책정된 가운데, 3심 이후 표절 논란에 휩싸인 ‘R2M’​의 향방도 주목된다.

엔씨소프트가 웹젠의 모바일 게임 R2M이 자사 게임 리니지M을 표절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등의 소송이 5월 13일 대법원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웹젠과 엔씨소프트는 올해 3월 27일 2심 판결이 나온 후 각각 4월 8일, 4월 18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엔씨소프트는 웹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2심에서 최근 일부 승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부정경쟁행위는 인정하면서 R2M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렸다. 또한 법원이 배상액을 R2M 매출액의 10%인 169억 원으로 판단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에서 저작권 분쟁과 관련한 배상액 중 가장 큰 금액이 책정됐다.

양사의 다툼은 엔씨소프트가 웹젠이 2020년 출시한 R2M이 자사 게임을 베꼈다며 2021년 6월 저작권 침해 중지 등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시중에 일명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적지 않아 소송전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심 판결은 2년 만인 2023년 8월 나왔는데, 재판부는 웹젠의 R2M 아이템, 확률 시스템 등이 리니지M를 모방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게임 내 요소를 ‘창작’한 저작물로 보지는 않았다.

대신 웹젠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해 엔씨소프트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한 점은 인정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10억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는데, 1심 재판부가 R2M의 매출액을 피해액으로 명시하자 2심에서는 배상금을 60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배상금으로 적지 않은 액수가 책정된 가운데 3심에서 웹젠이 배상액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률심인 만큼 승패를 뒤집긴 어렵지만 배상이 과하다는 결과는 받을 수 있어서다. 웹젠은 2심 결과가 나온 이후 손해배상액과 이자 비용 약 113억 원을 1분기 충당부채로 잡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실적도 악화했다. 1분기 매출액은 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줄었고, 영업이익은 89억 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9% 줄었다. 웹젠은 “소송 등 법률 비용이 영업 외 비용으로 일시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고,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매출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심 결과가 나온 후 R2M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웹젠은 법원의 서비스 중단 명령에 강제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R2M 매출은 2022년 기준 웹젠 총매출의 13.6% 수준이다.

서비스 중단 수순을 밟을 경우 R2M 이용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을 맡은 이철우 게임법 전문 변호사는 “법 이론상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로 상대편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서비스를 접는 것이 맞다”면서도 전면 중단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용자 보호 측면이나 실무 차원에서 보면, 재판에서 지적 받은 유사점을 모두 수정해 데이터를 이전하고 새로운 버전으로 출시하거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는 방법이 있다”며 “게임물 전체가 하나의 저작물로 인정된 사례가 아니라 게임 내 개별 요소가 타인의 성과를 무단 도용한 사안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편 웹젠은 엔씨소프트와의 갈등뿐만 아니라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란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4년 모바일 게임 ‘뮤 아크엔젤’의 확률형 아이템의 표기가 실제 확률과 다른 것이 드러나면서다. 웹젠은 오류 아이템에 대한 환불과 보상을 진행했지만 실제 사용 금액과 다르다며 이용자의 반발이 일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과징금 부담의 우려도 커졌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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