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창립 50주년
대덕연구단지 ‘1호 연구소’
세계적 수준의 측정표준 확립
제품 불량률 낮추고 비용 절감
“미래 기술의 새 기준 만들 것”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 그 씨앗을 뿌린 국가 과학기술의 산실은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연구단지)다. 50년 전 이곳은 황량한 산과 논밭밖에 없던 황무지였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KRISS)은 바로 이 황무지에 대덕특구 입주 1호 연구소로 터를 잡았다.
KRISS가 1호 연구소로 입주하게 된 배경에는 특별한 일화가 있다. 1965년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은 국가 과학기술 육성에 힘쓰던 박정희 대통령에게 ‘표준분동 세트’와 ‘5m 기준 자’를 선물했다. 한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국가 측정체계의 확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연구소 설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 뜻에 공감한 박정희 대통령은 1975년, 제1호 유치과학자 고(故) 김재관 박사를 초대 소장으로 한국표준연구소(KSRI, KRISS의 전신)를 설립했다.
KRISS는 대한민국의 측정표준 대표기관이다. 헌법 제127조 제2항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를 근거로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 ‘측정의 기준’을 정하고, 이를 국민에게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KRISS는 시간, 길이, 질량부터 식품 내 유해 물질 분석, 대기 중 미세먼지 측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정값을 신뢰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기준을 정하고, 이를 우리 삶이 닿아있는 곳곳에 전달하고 있다.
측정표준은 국가산업의 품질을 높이는 근간이다. KRISS가 확립한 측정표준은 교정(Calibration) 서비스를 통해 산업에 보급되고 있다. 교정은 내가 사용하는 측정기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유지하는 활동이다. KRISS는 최상위 측정표준을 토대로 국가 교정기관에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업체는 교정기관으로부터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측정기기를 교정받는다.
만약 교정의 기준이 되는 측정표준이 정밀하게 확립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가 신뢰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 KRISS는 세계적 수준의 측정표준 확립을 통해 제품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국산 제품의 품질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을 제공한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기업이 토크 불량률 문제로 매출이 급감하자, KRISS는 조립 공정에 쓰이는 모든 측정기기를 국가 표준에 맞춰 교정하고 측정기술을 이전해 불량률을 0.5%까지 낮추는 데 성공, 국산 자동차에 대한 신뢰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측정표준은 국제무대에서 국산 제품의 신뢰도를 입증하고 무역장벽을 해소하는 외교관 역할도 한다. KRISS는 1999년 각국의 측정능력과 교정 성적서를 상호 인정하는 ‘측정표준 상호인정협약(CIPM-MRA)’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KRISS가 발행한 교정 성적서는 세계 98개국에서 동등한 효력을 인정받는다. 미국 전역에 노선을 운영하는 국내 항공사는 KRISS의 교정 성적서 덕분에 연간 약 100억 원의 해외 교정 및 시설 운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항공기 수리에 사용하는 측정기에 대해 자국 표준기관(NIST)의 교정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데, KRISS가 체결한 상호인정협약을 기반으로 200여 종의 측정기에 대해 미국 측의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RISS의 설립은 독일, 미국, 일본 등의 측정표준기관보다 약 100년이 늦었다. 그러나 KRISS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단 50년 만에 ‘측정 불모지’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측정표준 기관으로 도약했다.
현재 KRISS는 초정밀 측정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등 양자기술 분야와 국방, 우주 분야의 차세대 측정표준 개발을 선도하며 국가 첨단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KRISS 이호성 원장은 “지난 50년은 개척자 정신으로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선진 측정표준 기관으로 도약한 ‘도전과 성취’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의 50년은 세계 수준의 측정 능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과학과 미래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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