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안에서 혼자, 길에서, 문득 튀어나오는 혼잣말. 혹시 나만 그런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가? 누군가 볼까 얼른 멈추고 민망해한 적이 있다면, 이제는 그 습관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도 좋겠다. 미국 라이프 매체 Real Simple는 심리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혼잣말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감정 조절과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자기돌봄 방식”이라고 전한다. 실제로 혼잣말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회적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며,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늘고 있다.
정신건강 상담사 그레이스 라우트먼가 말하는 혼잣말이 주는 심리적 이점은 다섯 가지다.
① 자존감 회복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혼잣말은 ‘과거 충분히 돌봄받지 못한 내면의 자아를 다시 돌보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혼잣말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듣고, 외부의 비판 대신 나 자신을 신뢰하는 법을 배운다.
② 감정 조절 능력 향상
부정적인 생각은 속도를 붙이면 걷잡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신경계는 안정을 되찾는다. 간단한 문장 하나가 위로와 회복의 시작이 된다.
③ 관계 회복과 공감 능력 강화
자신의 감정에 스스로 응답하는 연습은 타인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감정적으로 격한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먼저 들여다본 사람은 타인에게 더 친절하고 명확한 소통을 할 수 있다.
④ 유머감각과 거리두기
혼잣말은 스스로의 실수나 엉뚱한 생각에 웃음을 허용하게 해준다. 유머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관점을 유연하게 바꾸며, 스스로를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도록 도와준다. 때론 ‘심각하지 않음’이 회복의 시작이다.
⑤ 자기이해와 호기심의 태도
혼잣말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왜 이런 기분일까?”, “이 감정, 예전에도 느껴본 적 있나?” 같은 질문은 자기이해의 첫걸음이자, 회피가 아닌 성장을 선택하는 용기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혼잣말, 민망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말 걸기
혼잣말을 ‘이상한 습관’이 아닌 자기돌봄의 실천으로 바꾸고 싶다면, 먼저 ‘진짜 내 말투’로 말해보자. 라우트먼는 Real Simple와의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말만 하려 애쓰기보다는,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기분이 왜 이런지”, “이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를 묻는 것만으로도 뇌는 지금 ‘안전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
혼잣말을 더 자연스럽게 느끼고 싶다면 일기 쓰기와 병행해도 좋다. 자주 반복되는 생각이 있다면 그것을 적어보고, 소리 내어 읽으며 나에게 말해보자. 그 반복이 나를 도와주는지, 아니면 방해하는지 스스로 답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