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5~8번 공 쓰는 ‘세계 1위’ 셰플러, 무슨 사연 있었길래

2025-04-30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숫자 5~8이 쓰여진 공을 사용한다. 골프공에는 식별을 위해 숫자가 쓰여져 있는데 1∼4가 쓰여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동료인 저스틴 토머스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셰플러가 큰 숫자의 공을 쓰는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셰플러는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30일 미국 AP통신은 셰플러가 높은 숫자의 공을 쓰게 된 사건을 소개했다. 크게는 두 차례다.

한 번은 2015년 봄에 벌어진 사건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 1학년이던 셰플러는 3학년이던 보 호슬러와 함께 텍사스주 러벅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했다.

사건은 블라인드 5파 홀에서 벌어졌다. 셰플러와 호슬러의 공은 모두 페어웨이 중앙으로 날아갔다. 호슬러는 자신의 공이 더 멀리 갔다고 생각하고 앞쪽 공으로 걸어갔다. 셰플러는 뒤에 있던 공을 쳤다. 2개의 공은 모두 같은 회사의 제품으로 같은 번호였고, 텍사스대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하나는 선수가 추가로 한 표시가 있었고, 하나는 없던 것 뿐이었다. 셰플러에 이어 호슬러가 스윙을 하려고 보니 자신의 공이 아니었다.

남의 공의 쳐 홀을 내준 셰플러는 호슬러 때문에 자신이 남의 공을 쳤다고 생각해 화를 냈고, 호슬러는 “남의 공을 친 사람은 너”라며 맞받아쳐 두 사람은 거의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또 한 번은 애리조나에서 열린 대학 대회 때의 사건이라고 한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셰플러는 덤불 속에서 공을 하나 발견했다.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 확인해보니 자신이 친 볼과 같은 회사의 같은 번호 공이었다. 공을 제자리에 놓은 셰플러는 자신의 ‘인생 샷’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샷을 했다고 한다. 덤불에서 친 공이 그린에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그린에서 마크를 하고 공을 집어보니 애리조나대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자신의 공은 페어웨이 옆 모래 구역에 깨끗하게 놓여 있었다.

셰플러는 코치에게 “마크하고 집어들어서 확인까지 했는데, 남의 공을 쳤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실수가 마음에 남아 있던 셰플러는 PGA 투어에 진출한 뒤 누군가 높은 숫자의 공만 사용하는 것을 보고 “나도 그렇게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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