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로 올려둔 일등공신 '쿠다'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 오픈소스 진영까지 확장된다. 보다 많은 AI 반도체 주체를 품어 엔비디아 생태계를 넓히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특히 오픈소스 수요가 큰 중국 시장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프란스 시스터르만 엔비디아 하드웨어엔지니어링관리 부사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RISC-V 서밋 차이나'에서 “RISC-V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쿠다가 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등 병렬 연산을 하도록 하는 SW 플랫폼이자 모델이다. 엔비디아 GPU에서만 구동돼,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의존을 높이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년 동안 쿠다라는 독자 생태계를 구축한 결과다. 쿠다 생태계에서는 엔비디아 GPU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엔비디아 제국'의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엔비디아가 쿠다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RISC-V'는 개방형 CPU 아키텍처로, 미국 인텔의 x86, 영국 Arm 아키텍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라이선스 비용없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어 저비용으로 AI용 CPU를 개발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 2015년 24개 기업·기관으로 시작했던 RISC-V 연합(RISC-V 인터내셔널)은 10년만에 회원사가 4000곳이 넘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엔비디아는 RISC-V 연합을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AI 인프라에는 GPU 뿐 아니라 CPU도 필요한데, RISC-V CPU를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은 쉽게 쿠다 및 엔비디아 GPU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엔비디아 내 포섭해 두려는 것이다. RISC-V 인터내셔널은 “RISC-V CPU가 쿠다 기반 AI 시스템의 기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에 대응, RISC-V를 활용한 AI 칩을 다수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RISC-V가 오픈소스라 미국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RISC-V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며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 중이다. 엔비디아가 RISC-V 서밋 차이나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도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