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우드 펀당 플랫폼이 제품 시장성과 브랜드 팬덤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 사내벤처와 IP 스타트업까지 펀딩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며 벤처 강국으로 향하는 출발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와디즈와 텀블벅 등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테스트베드 및 시장 확대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와디즈에서는 다수 대기업 사내 벤처가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해 유통 채널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 사내벤처인 링크페이스는 생체신호 센서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 귀 제습기 디어버즈를 펀딩, 5000만원 이상 모금을 완료했다. 신세계 백화점, 현대 백화점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장했다.
LG전자의 사내벤처 슬립웨이브는 정신건강 관리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브리즈를 펀딩하며 누적 3억원의 금액을 펀딩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했다. LG생건에서는 포터블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IMPRINTU)를 선보이며 무신사, 인천국제 공항, 태국 복합 쇼핑 공간 등 국내외 오프라인 거점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텀블벅에서는 콘텐츠 및 IP 스타트업의 크라우드 펀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과 게임, 영화 등에서 등장한 캐릭터 기반의 굿즈 펀딩이 다수 흥행했다.
실제 역대 국내 크라우드 펀딩 모집금 상위 10위 내에 텀블벅의 프로젝트 5개가 순위에 올라있다.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은 누적 펀딩액 88억원을,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OST 펀딩은 26억원을, 2D 액션 게임 '산나비'의 경우 14억원을 기록했다. 억단위의 펀딩이 이뤄지며 K컬처의 글로벌화를 지원 중이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단순한 자금 조달 창구를 넘어, 시장성과 팬덤을 동시에 검증할 수 있는 전략적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기 전 펀딩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후기, 응원 메시지, 참여율 등을 통해 실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통 확대나 글로벌 진출, 리브랜딩 전략까지 구체화할 수도 있다. 팬덤을 통한 확산 효과는 투자 유치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리스크 헷징도 가능하다. 펀딩을 통해 사전 수요를 확인하고 제작비를 확보함으로써, 기업 자금을 선투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창작자나 기업이 보다 과감한 실험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투자 확대, 사내벤처의 도전, 팬덤의 검증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크라우드 펀딩은 벤처 생태계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 중”이라며 “앞으로는 초기 시장 검증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과 브랜딩 전략의 핵심 채널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