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도 세잔도 흠뻑 취했다…“태양 만세” 풍경화 그 동네

2025-09-01

프랑스 여행 일타강사

프로방스의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창백한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

1888년 9월 17일 빈센트 반 고흐(1853~90)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용했다. 프로방스에 푹 빠진 고흐의 심정이 고스란하다. 프로방스 아를에서 2년 남짓 머물렀던 네덜란드 화가만 프로방스의 하늘과 햇빛에 홀린 건 아니었다. 프로방스 토박이 폴 세잔(1839~1906)도 친구 조아킴 가스케에 쓴 편지에서 제 고향 엑상프로방스를 비추는 태양을 다음과 같이 찬양했다.

오늘 일타강사는 남프랑스의 심장 프로방스로 떠난다. 프로방스가 어디인지 기억하시는지. 프랑스 광역자치단체 ‘프로방스 알프 코트다쥐르’의 서부 지역을 이른다. 마르세유(Marseille)·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아를(Arles)처럼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도시가 박혀 있고, 라벤더꽃 물결치고 올리브밭 줄지어 선 풍경화 같은 들녘이 펼쳐진 고장이다.

오늘 남프랑스 탐구 생활의 주제는 ‘프로방스 아트 투어’다. 명작은 이미 파리 미술관에서 물리도록 감상하지 않았느냐고? 프로방스 아트 투어는 다르다. 미술관 순례를 넘어 명작의 실제 무대를 만나고 세계적인 거장의 흔적을 좇는다. 이를테면 고흐가 수없이 거닐었던 론 강변을 걷고, 고흐가 제 귀를 자르고 갇혀 살았던 정신병원을 방문한다. 엑상프로방스에서는 세잔이 허구한 날 사과를 그렸던 작업실을 둘러보고, 작업실 너머 생 빅투아르 산(Mont Sainte-Victoire)을 세잔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지난주 일타강사는 코트다쥐르에선 쪽빛 바다만 봐도 좋다고 했었다. 프로방스에서 당신은 찬란한 햇빛에 흠뻑 취한다. 그리고 예의 익숙한 그 풍경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 끝내 풍경이 된다.

고흐를 만나러 가는 시간여행

‘고흐의 도시’로 불리는 아를은 인구가 채 5만 명이 안 되는 소도시다. 마르세유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고흐가 아를에 머문 기간은 딱 15개월. 아를 외곽의 정신병원에서 지낸 기간까지 합하면 27개월이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아를에서의 27개월은 고흐의 작품 세계가 꽃피운 시기로 구분된다. 아를에서 고흐는 3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는데, 세계 미술사에 길이 남는 명작이 수십 점에 이른다.

파리에 살던 고흐는 아를을 이상향으로 여겼다. 19세기 인상파 작가들이 동경한 우키요에(浮世絵·일본 풍속화)풍 자연이 아를에 있다고 믿었다. 고흐는 아를에서 화가 공동체를 꾸리고 싶었다. 작품 ‘노란 집’의 배경이 된 건물을 빌린 뒤 파리의 화가들을 초청했다. 아를에는 그림 소재가 널렸고 파리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친구들을 불렀다. 그러나 친구들은 고흐의 제안을 외면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폴 고갱이 아를을 찾아왔다. 그러나 고갱은 고흐와 싸우고 떠나버렸다. 상심한 고흐는 제 왼쪽 귀를 잘랐다.

아를 여행은 고흐를 만나러 가는 시간여행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당한 ‘노란 집’을 제외하곤 고흐 작품에서 본 풍경 대부분이 눈앞에 펼쳐졌다. 고흐가 무던히 거닐었던 론 강변과 다리, 고흐가 입원했던 병원, 그리고 그 사이프러스 나무와 밀밭 등등 눈앞의 풍경 하나하나가 고흐가 그린 풍경화였다. 고흐의 또 다른 대표작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인 ‘르 카페 반 고흐’는 2023년 폐업했다. 음식은 사 먹을 수 없어도 노란 벽 앞에서 사진은 찍을 수 있었다.

아를에는 고흐와 고갱이 그린 로마 유적도 많다. 2만 명을 수용하는 원형 경기장, 고대 돌무덤과 조각상이 남아 있는 ‘알리스캉(Alyscamps) 공동묘지’가 대표적이다. 두 유적 모두 2000년 전 유적인데도 원형 대부분이 유지된 모습이었다. 아를관광청 엘렌 드루에 홍보담당은 “화가들은 아를의 전원 풍경뿐 아니라 로마 유적의 묘한 기운에 끌렸다”며 “아를의 옛 별명이 ‘갈리아(서유럽)의 로마’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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