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5000만원대 명품 시계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모씨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명품 시계 ‘바쉐론 콘스탄틴’ 상자와 정품 보증서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구매자를 추적해 사업가 서모씨가 이 시계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8일 서씨를 불러 조사했다.
서씨는 특검 조사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매장에서 시계를 구매해 2022년 9월쯤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서씨는 김 여사 측 요청에 따라 구입해 전달했을 뿐 자신이 비용을 댄 것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신분상 고가 물품을 직접 구매하기 어려워 심부름 역할만 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서씨는 이 시계가 5000만원대였지만 ‘VIP 할인’을 받아 시중 판매가보다 훨씬 저렴한 3500만원가량에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서씨는 윤석열 정부 시기 로봇개 수입업체를 운영했다. 그는 2022년 9월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경호 시범운영 수의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 비용은 3개월에 1800만원이었다. 이는 시계가 전달된 시점과 맞물린다. 서씨는 2021년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법정 최고 한도액인 100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냈다. 김 여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시계 실물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시계가 청탁성으로 전달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