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는 10월 중순 진행되었으며,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11월호에 게재되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경복고는 2025시즌 역시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시즌 내내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며,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두 차례씩 거머쥐었다. 경복고의 마지막 대회는 부산에서 열리는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 체전). 서울 대표로 나서는 경복고는 전국 체전 금메달을 노린다.
신유범은 전국 체전을 자신의 가치를 빛낼 기회로 여기고 있다. 올 시즌을 이적 징계 때문에 많은 경기를 나서지 못한 만큼,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존재감을 뿜어낼 준비를 마쳤다.
또, 신유범은 2026시즌 경복고의 기대주다. 임성인 경복고 코치는 “어리다 보니, 신체적인 완성도는 부족하다. 그래서 이번 겨울 동계 훈련이 중요하다. 이근준(고양 소노)만큼 좋은 운동 능력을 보유한 건 아니지만, 좋은 피지컬과 내외곽을 겸비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신유범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고교에서 첫 시즌을 돌아보면?
확실히 중학교와는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또, 이적 징계 때문에, 출전 기회가 적었어요. 그래서 저를 다 못 보여준 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도 올해 마지막 대회인 전국 체전이 남았어요. (시즌) 마무리를 잘해서, 2025시즌을 좋은 시즌으로 끝내고 싶어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점은?
중학교 때는 농구를 쉽게 했던 것 같아요. 저보다 큰 선수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저보다 키가 큰 선수도 많더라고요. 빠르고 피지컬 좋은 선수들을 많이 접해, 다르다는 걸 체감했죠. 그리고 중학교 때까지는 피지컬로 농구했던 것 같아요. 또, 요즘에는 빅맨들도 드리블을 치는 등 빠른 농구가 대세잖아요. 하지만 저는 기본기도 부족한 것 같고,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서 더 연습해야 될 것 같아요.
IMG 생활은 어땠나요?(신유범은 올해 초 KBL 유망 선수 해외 연수 프로젝트에 합격했다. 5주 동안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미국을 가기 전까지는 실감이 안 났어요. 그저 ‘미국에 언제 가지?’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죠. 다만, 같이 간 동료(민승빈, 박범윤, 박태준, 박지오, 엄성민, 정우진)들이 있어서 외롭진 않았어요. 물론, (미국 농구가) 한국 농구와는 스타일이 달라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좋은 코치님과 팀원들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IMG의 하루 일과도 궁금합니다.
오전 7시에 아침을 먹어요. 이후 1시간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체육관에서 슈팅 위주로 연습해요. 점심을 먹은 후, 오후 2시부터 다른 팀들과 합동 훈련을 하거나 전술 훈련을 많이 했어요. 저녁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고요.
미국 연수 기간 동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경기 때 심판 선생님의 콜 미스 때문에, 저희 팀이 졌어요. 한국에서 같이 간 선수들과 한 방을 썼는데, 그날 밤 억울한 마음에 동료들과 방에서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농구를 시작한 계기로 돌아가 볼게요.
처음에는 축구와 야구 등 다른 운동을 먼저 했었어요. 그런데 딱히 흥미를 못 느꼈어요. 그러다가 1주일에 한 번씩 클럽에서 농구를 했는데, 어느 날 엘리트 팀인 수원 매산초등학교와 연습경기를 했어요. 그때 스카웃 제의를 받으면서 농구의 흥미를 느꼈고, 5학년 말에 매산초로 전학을 갔어요. 그때부터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농구 선수의 길을 걸을 때 아버지의 반대는 없었나요? (신유범의 부친은 신동한 KBL 심판이다)
아빠가 먼저 “엘리트 농구를 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마침 저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고요.
현역 심판이신 아버지가 알려주는 팁이 있다고요?
아버지도 농구인 출신이다 보니, 같이 경기를 보면서 상황에 따른 움직임을 피드백해주세요. 또. 아버지가 심판이셔서 그런지, 규칙과 관련된 팀 역시 많이 알려주세요.
동생(삼선중 신인범)과는 농구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인가요?
동생과는 장난치듯이, 농구 애기를 하는 것 같아요. 여느 형제처럼 티격태격하는 편인 것 같고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장단점은?
장점은 신장 대비 슈팅력과 패스 센스인 것 같아요. 기본기도 괜찮은 것 같고요. 단점은 높은 자세와 스피드, 운동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요?
야간 운동 끝나고, 경기 때 실수했던 것과 잘 안 됐던 점들을 따로 연습해요. 특히, 돌파 연습을 많이 하면서, 공격 옵션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농구하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초등학교 때 부산성남초등학교에 1점 차로 졌던 적이 있어요(매산초는 2021년 통영에서 열린 윤덕주배 제33회 연맹회장기 전국 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 남초부 결승전에서 부산성남초에 26-27로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3쿼터까지 10점 차로 이기고 있다가, 4쿼터에 정신을 못 차려서 우승을 놓쳤죠. 하지만 그 다음 대회서는 반대로 역전 우승을 거뒀어요. 가장 짜릿해서, 그때가 기억에 남아요.
2026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저희 팀이 신장도 좋고, 스피드도 좋아요. 그래서 빠른 농구와 강력한 수비를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쌍둥이 형들(윤지원-윤지훈)의 기량이 좋지만, 저도 실력에 묻히지 않게끔 잘 따라가려고 해요.
외곽 플레이도 익히고 있다고요?
외곽 플레이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 빨라져야 돼요. 외곽슛도 더 가다듬어야 되고, 패스 능력도 더 길러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근준이 형의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움직여야 될지를 참고하고 있어요. 슛 쏠 때의 움직임과 스텝 등을 유심히 보기도 하고, 속공 가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있어요.
롤 모델과 이유를 설명해주신다면?
루카 돈치치(NBA LA 레이커스)와 니콜라 요키치(NBA 덴버 너기츠)요. 두 선수 모두 스피드에 비해 BQ(농구 IQ)가 좋아서, 제가 많이 본받고 싶어요. 비록 (저의) 기술이 다소 부족해도, BQ를 앞세운 감각적인 플레이들을 닮고 싶거든요.
‘전국 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요.
추석 때 4일 정도를 쉬어서 그런지, 지금 운동이 동계 훈련으로 느껴졌어요. 그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인 전국 체전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3학년 형들과 하는 마지막 대회를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어요. 팀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고,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선수를 보여주고 싶어요. 많은 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경계해야 될 팀은요?
무룡고(울산)와 삼일고(경기)요. 두 팀 다 높이는 낮지만, 외곽슛과 스피드가 좋아요. 공수 전환 속도도 빨라서, 그런 점들을 견제해야 할 것 같아요.
신유범 선수는 U16 대표팀에도 선발됐습니다. 해외 선수들과 부딪혀보며 많은 걸 느꼈을 건데요(신유범은 최근 몽골에서 막을 내린 2025 FIBA U16 아시아컵에 출전했다.)
대회 전부터 부상이 잦아, 100%의 몸 상태로 대회를 치르지 못했어요. 물론,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맞대결을 통해 많이 배웠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커요. 경기 끝나고 기록지를 봤을 때, 속상해서 몰래 울기도 했고요. (원인을 돌아보면?) 지금 생각해보면 적극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농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농구를 재미로 하는 것도 있지만, 농구로 ‘성공하는 것 아니면 죽겠다’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농구 선수가 되고 싶나요?
‘바르고 기복 없는 선수’로 방향성을 잡고 있어요. 코트 안에서는 꾸준한 퍼포먼스를 내고 싶어요. 항상 잘하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사진=본인 제공
일러스트=슈팅흠
바스켓코리아 / 임종호 기자 whdgh1992@hanmail.net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