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 반복…오락가락 여름 날씨가 ‘장보는 방식’까지 바꾼다

2025-08-21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에 이어 다음 주부터는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소비자들의 식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로 외출이 줄고 신선식품 보관이 어려워지자 냉동식품과 간편조리식품(HMR)이 외식의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간편조리식품 시장 규모는 매년 7~8% 성장해 2030년에는 10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폭염 일수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던 지난해 8월만 해도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간편식 매출이 전년 대비 23%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농촌진흥청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7.9%가 “폭염·장마로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몰에서 식품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특히 냉동식품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아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졌다.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수진 씨(26)는 “폭염에 장보러 가는 게 고역이라 온라인으로 냉동식품과 밀키트를 대량 구매한다”며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박시현 씨(32)는 “신선식품 값이 오르고 금방 상할까 걱정돼 냉동식품을 찾는 빈도가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냉동 간편식 진열대를 확대하고, 온라인몰은 즉석식품 묶음 할인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여름 장마철 들어 냉면·국물 간편식 등 계절형 메뉴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간편식 시장 성장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7년 3조 원에서 2023년 6조 원대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이라며 “특히 폭염과 장마가 수차례 반복되는 이상기후 속에서 냉동·간편식 같은 ‘기후 대응형 상품’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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