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후계자로 JD 밴스 부통령을 지목했다.
5일(현지 시간) CBS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중 '밴스 부통령을 MAGA의 후계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직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 너무 이르지만 밴스 부통령은 일을 후륭하게 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계자 경쟁에서 또 다른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어쩌면 밴스 부통령과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에 놀라운 인물들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도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지목했지만, 특정 인물을 공식 지지하는 모습을 피했다.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을 모두 높게 평가한 뒤 "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보통 부통령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변호사와 기업가를 거쳐 상원의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가 2016년 출간한 저서 ‘힐빌리의 노래’는 '힐빌리(Hillbilly·시골 촌뜨기)’라 조롱당하는 하층 백인 노동자 계급의 삶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자전적 회고록으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맞물려 미국 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밴스 의원은 2016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문화적 헤로인’이라 비판하는 등 ‘반(反)트럼프’ 인사였으나 몇년 후 입장을 180도 바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시작했고 이에 힘입어 결국 2022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대선,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일천한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발탁하면서 젊은 보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였다. 이 때부터 공화당 의원들은 밴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념적 유산을 물려받을 적임자’라고 평가해왔다.
한편 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선 도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2028년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문제에 대해선 "아마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출마하고 싶기는 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내 여론조사 수치가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22조는 대통령 임기에 대해 3선 이상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선을 이룬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대선에 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인터뷰에서 헌법상 제한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완전히 가능성을 닫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