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이민 당국이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구금한 사건 이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국 방문을 취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항공사(FSC)들의 미국행 항공권 예약 취소 사례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출장 시 주로 이용하는 비즈니스석을 중심으로 취소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최근 미주 항공권 티켓을 예약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비자 문제 때문인지, 미국 출장 자체 금지령 때문인지 정확히 확인되진 않지만 비즈니스 좌석 중심으로 취소가 많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미국행 출발·도착 여객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말까지 379만4729명이 오갔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317만1296명) 대비 19.6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보다도 3.8% 늘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미국의 비자 심사가 강화되면서 출장·유학·여행 등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여객 매출 비중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미주 노선 비중이 29%(2분기 기준)로, 유럽(17%)이나 중국(12%)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편 항공사들도 긴장 속에 대응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미국 노선 운항·객실 승무원에게 현지 체류 시 비자와 여권을 항상 지참하고 현지에서 체류 목적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별도의 공지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현지 단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승무원들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통상 항공사 승무원들은 'C-1(경유)·D(승무원)' 비자와 'B1(출장)·B2(관광)' 비자를 발급받는다. 이중 D 비자는 미국을 오가는 상선이나 항공사 승무원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비자로 유효 기간이 10년에 이른다. 미국 경유 노선 비행을 위해 C-1과 함께 한 세트로 받는 경우가 많다. B1·B2 비자를 통해선 현지 체류 중 비즈니스 미팅과 관광이 모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