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본능
최정균 지음
동아시아
저자는 앞서 『유전자 지배 사회』에서 유전자가 인간 행동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생물학적 결정론에 관해 질문했다. 이번에는 시선을 정치적 성향, 특히 보수주의의 본질로 확장한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유전체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기득권층을 지지하는지, 20대 남성의 우경화 현상은 왜 나타나는지 등 질문을 던진 뒤 그 답을 찾아간다. 이런 현상을 기존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해석을 넘어, 뇌과학·유전학·진화론 분야 등의 최근 세계적 연구 성과로 끌어와 해석한다. 불확실성에 대한 선천적 공포, 위계질서에 대한 선호, 집단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 등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획득한 본능적 특성이 어떻게 보수적 성향으로 발현되는지 설명하는 식이다.
저자는 보수를 단순히 고리타분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지 않는다.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기여했던 역사적, 생물학적 근원을 파고들어 복합적 면모를 소개한다. 전 세계적 현상인 정치 양극화 심화와 특정 세대·성별의 보수화 현상을 신다윈주의, 신자유주의 기조와 연관 지어 해석한다. 정치적, 사회적 문제도 과학적 도구를 활용할 경우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