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캡투어, 매출 성장에도 LG 의존···수익성·사업 다각화 과제

2025-10-29

렌터카와 출장대행을 주력으로 하는 레드캡투어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성장의 토대는 여전히 LG그룹 계열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드캡투어의 2025년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844억원)보다 8.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52억원에서 313억원으로 24% 늘었다. 렌터카 부문 확장에 따른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의 이면에는 구조적 편중이 자리하고 있다. LG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0%에 달한다.

레드캡투어의 LG 의존은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혈연과 지배 구조'로 이어진다. 회사의 전신은 1977년 LG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조카 구자헌 회장이 설립한 범한흥산으로, 이후 범한종합물류(현 LX판토스)와 범한여행사(현 레드캡투어)로 분리되며 LG가와의 연을 유지해왔다.

1997년 렌터카 사업에 진출한 뒤 2004년 범한렌터카를 합병했고, 2006년에는 구인회 회장의 6촌손자인 구본호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범LG가 일가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됐다. 구 회장은 당시 범한판토스(지분 39%)와 함께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범한판토스 역시 구 회장과 모친 조금숙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해 레드캡투어는 LG에서 공식적으로 분리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씨 일가가 통제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배경 아래 레드캡투어는 LG 계열 중심의 거래망을 공고히 했다. LG전자,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출장·렌터카·단체여행을 꾸준히 수주했고, LG스포츠 산하 LG트윈스와 LG세이커스 전지훈련 패키지를 단독 기획해 판매했다. LG전자의 웨딩박람회 신혼여행 부문에도 꾸준히 입점하며 범LG가 전반의 출장·이벤트·렌터카를 실질적으로 독점 공급했다.

과거 업계에서는 "레드캡투어 매출의 상당 부분이 범LG 내부거래에서 발생한다"는 말이 통용됐다. 최근 몇 년간 'LG 색채'를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졌지만, 실제 공시에 기재된 주요 고객은 여전히 LG전자,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다.

경영진 구성에서도 LG 출신 인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인유성 대표이사는 LG디스플레이 부사장과 LG 비서팀장을, 이충희 상무(CFO)는 LG디스플레이 자금·IR팀장을 역임했다. 미등기임원 중에도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 CNS 출신이 포진해 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는 경영 안정성 확보에는 긍정적이지만, 내부거래 중심의 '폐쇄형 구조'를 고착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실제 범 LG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레드캡투어의 신사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회사는 2023년 정관에 '중고자동차 수출입업'을, 2024년에는 '정보서비스업'과 '정보서비스제공업'을 추가하며 모빌리티 기반 확장을 예고했다. 그러나 관련 사업은 기존 렌터카 조직 내에서 시스템 개발 및 테스트 수준으로 운영 중이며,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레드캡투어 측은 "중고자동차 수출입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중동, CIS(독립국가연합),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국 중고차의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차량 매각 구조의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보서비스업과 정보서비스제공업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 발전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 고객의 차량 운용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며 "기업·기관 대상 렌터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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